제자 칼럼

종교개혁 496주년 – 새로운 개혁이 필요합니다(박용태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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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496주년 – 새로운 개혁이 필요합니다.
박용태목사
10월 31일은 1517년 독일 마틴 루터가 비텐베르크 성당 문에 95개조항 토론문을 게시하면서 종교개혁의 물꼬를 터트린 지 496주년 되는 날입니다. 비텐베르크대학에서 성경을 가르치는 신학교수신분을 가지고 있었던 마틴 루터가 면죄부판매를 중심으로 당시 카톨릭교회의 문제점을 95가지 항목으로 정리해서 성당문에 게시했던 이유는 그것이 당시 학자들이 학문적 토론을 제기하는 일반적인 방식이었기 때문입니다. 기실 마틴 루터는 자신의 행동이 그 이후 벌어진 것과 같은 역사적 변혁을 일으키는 도화선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다만 당시 로마 카톨릭교회의 타락한 모습에 대한 애통함을 가지고 ‘더 이상 이래서는 안된다. 어떤 변화와 갱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려 했던 것입니다. 처음에 카톨릭은 루터의 문제제기에 대하여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당시 막 발전하기 시작한 인쇄술의 보급에 힘입어 루터의 95개조 항의문과 각종 소책자들이 널리 퍼져 나가기 시작하면서 긴장하게 되었고 결국 루터는 1520년 로마카톨릭에 의해 파문되었습니다. 여러 차례 논쟁을 거치면서 카톨릭이 루터를 품을 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실상 루터의 주장은 단순했습니다. 신앙과 삶은 모름지기 성경에 기초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면죄부를 판매하면서 죄를 용서할 수 있다면, 또 과연 교회나 교황이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세를 가지고 있다면 돈과 상관없이 죄를 용서해 주어야 할 것이 아니냐는 것입니다. 실제 루터의 95개조 항의문을 읽어보면 대단히 단순하고 상식적인 질문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루터로부터 시작된 종교개혁은 제네바의 개혁가 존 칼빈을 통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으며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영적 부흥운동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오늘날 로마카톨릭과 구별되는 다양한 교단, 교파는 모두 16세기 초반에 일어난 종교개혁의 유산입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말할 때 종교개혁은 종교개혁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교회 개혁운동입니다. 루터나 칼빈같은 개혁자들은 새로운 종교를 만들려는 생각을 가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16세기 당시 가장 강력한 종교는 로마카톨릭이었습니다. 개혁자들 역시 카톨릭에서 자라난 사람들이었습니다. 카톨릭의 신앙고백을 공유하고 있었고 비록 카톨릭진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경을 보통사람들이 읽을 수 있는 자국 언어로 번역하기는 했지만 카톨릭과 똑같은 성경을 읽었습니다. 개혁자들이 지적했던 것은 카톨릭이 성경이 가르치는 신앙과 경건을 왜곡시켰으며 성경이 가르치는 믿음의 본질로부터 멀어졌다는 것입니다. 요컨대 개혁자들은 성경의 가르침에 기초한 바른 신앙과 바른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비록 개혁자들이 로마카톨릭에 대항하고 로마카톨릭의 부정과 비리를 많이 공격했지만 그것은 바른 신앙과 바른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고자 했던 일이지, 단순히 어떤 집단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했던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종교개혁은 교회를 새롭게 하려는 교회개혁운동이었습니다.
또한 종교개혁은 일종의 영적 부흥운동이었습니다. 메마르고 생기를 잃어버린 채 돈과 권력에 취해 있던 로마카톨릭 안에 안주하지 않고, 성경이 가르치는 바른 신앙을 따라 온 몸과 생명까지도 바쳐 헌신하려는 열정으로 뭉쳐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른 진리를 위한 헌신, 바른 진리를 위한 열정이 개혁자의 삶이었습니다. 종교개혁 496주년, 오늘날 우리 안에 새로운 교회 개혁, 새로운 영적 부흥의 불꽃이 타오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10월 29일(화) CBS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크리스천칼럼 매주 화요일 15:55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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