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죄인이 설 자리가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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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인이 설 자리가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교회는 바른 삶을 가르치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부분 예수 믿는 사람들은 진실하고 정직한 삶을 살려고 합니다. 그러나 예수 믿는 모든 사람의 삶이 다 깨끗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욕을 많이 먹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 5:16)’는 말씀에 가능하면 순종하려고 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할 때가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이 진실하고 정직한 삶, 세상과 구별되는 거룩한 삶을 살려고 몸부림쳐야 한다는 사실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억해야 할 것은 교회란 거룩하고 깨끗한 사람만 모여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람은 다 연약합니다. 넘어질 수 있고 실패할 수 있습니다. 교회는 그런 사람들이라도 다른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지 않고 들어와서 은혜와 긍휼을 누릴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예수 믿는 사람은 누구든지 죄를 정당화하지 않습니다. 죄용서를 쉽게 생각해서도 안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죄인들의 피난처가 되어야 합니다.
진실함과 정직함을 주장하고, 가르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지만, 진실함을 말할 때 항상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며 정직함을 말할 때 사람의 연약함을 이해하는 능력을 포기하지 말아야 합니다. 사랑과 용서를 잃어버린 진리는 사람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오늘날 교회는 지나치게 깨끗한 곳이 되었습니다. 교회가 깨끗하다고 하면 동의하지 못할 분이 많겠습니다만, 실상 교회는 죄인들이 설 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깨끗한 곳이 되었습니다. 깨끗함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바람에 허물 있는 사람들은 편안히 머물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러나 죄인들이 머물 수 없을 만큼 깨끗한 것이 정말 교회가 추구해야 할 모습인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겠습니다.
교회가 진실로 깨끗하다면 죄인들이 교회 안에서 회개하고 용서와 치유를 받으면서 회복이 될 수 있습니다. 정말 깨끗한 교회는 죄인을 손가락질하지 않고 죄인을 내쫓지 않습니다. 죄인을 품을 능력이 있고 죄인들은 교회 안에서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는 죄인을 멀리하려고 합니다. 죄인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봅니다. 정말 교회 안으로 들어와야 할 죄인들도 교회를 무서워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정말 깨끗한 교회가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능력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분당의 모교회는 예배 시간마다 간증이 있는데, 그 간증이라는 것이 자기 죄를 공개적으로 고백하고 어떻게 은혜 가운데 회복되었는지를 소개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사소한 거짓말 수준의 죄가 아니라, 사기 친 것, 바람피운 일 등 보통 낯부끄러워서도 드러낼 수 없는 죄를 다 고백하면서 자신을 새롭게 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찬송하는 것입니다. 물론 공개적인 죄 고백이 꼭 필요한 것이냐는 데 대한 논쟁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교회가 죄인을 품고 또 죄인을 변화시키는 은혜의 능력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 믿는 성도는 당연히 죄를 멀리하고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죄인이어도 교회 안에 머물 수 있습니다. 교회는 연약한 죄인들이라도 품어내면서 거룩한 삶을 살도록 다시 일으켜 세우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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