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우리 안에 바리새인 박용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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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누가복음을 묵상하면서 바리새인을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로부터 아주 혹독한 책망을 받고 있기 때문에 얼핏 바리새인을 나쁜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상 바리새인들은 아주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물론 항상 예수님 앞에서 자신들의 주장을 내세우면서 예수님을 대항한 것은 상당히 아쉬운 일입니다만 실상 바리새인들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이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해서 율법을 공부하고 율법을 따라 살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율법을 가르치려고 했던 사람들이 바리새인들입니다. 문제는 하나님을 향한 이들의 열정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뒤틀려지고 왜곡되어서 예수님 앞에 섰을 때는 도무지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어그러진 영혼이 되어 버렸다는 것입니다.
바리새인들에 대한 예수님의 책망을 읽을 때마다 우리 안에, 내 안에 바리새인이 들어 앉아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은 바리새인을 외식하는 자들이라 책망하셨는데, 외식하는 자란 말은 본래 배우처럼 행동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실제 모습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요컨대 바리새인들은 항상 다른 사람 앞에 선하고 경건한 모습으로만 비쳐지기를 원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들이야말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언제나 좋은 모습만 보여 주려고 노력하고 있지 않습니까? 교회 안에서는 실제와 달리 얼마나 경건하며 조심스럽게 행동합니까? 또 다른 사람들로부터 무시를 당하거나 자존심 상하는 일을 참기 어려워하는 분들이 교회 안에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온 세상의 멸시를 다 받으신 예수를 구주로 믿는 사람들이 적절한 대접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분개한다는 것은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입니까?
바리새인들은 세리나 죄인들을 부정한 사람들이라 해서 용납하지 않았는데, 오늘날 교회 안에서 우리들이야말로 교양과 품위를 갖춘 사람들만 환영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정말 우리 사회의 낙오자, 가난한 사람, 성격 장애자, 범죄자 등이 교회 안에 들어온다면 얼마나 부담스러워하겠습니까?
성경은 바리새인들이 율법, 율법 하지만 실상은 자기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대로 행하는 사람들이요 특히 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고 말합니다(눅16:14). 예수님이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고 하셨을 때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비웃었다고 합니다.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들이야말로 설교를 들을 때, 그런 말은 교회 안에서나 하는 말이고 세상살이는 설교 말씀대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렇게 살아야 하는 줄은 알지만 세상에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남들도 다 그렇게 한다는 식으로 자신을 정당화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돈을 가장 중요하다 여기며 사는 것은 세상에 속한 삶이라고 책망하는 말씀을 들을 때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라고 강박하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교회 생활에 익숙한 사람, 스스로 한번 은혜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일수록 하나님 앞에서 겸손함이나 겸비함을 잃어버린 채, 말씀에 반항하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바리새인, 이천년 전 사람들이 아니라 우리 안에 바리새인이 있습니다.  (3월 1일(화) CBS전북방송 5분메시지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5분메시지 매주 화요일 21시 29분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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