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힘 있는 사람의 범죄가 더 큰 문제입니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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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소득기반 범칙금제도를 운영한다고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똑 같이 교통신호를 어기거나 제한 속도를 넘겨 운행하더라도 같은 벌금을 내는 것이 아니라 소득수준에 비례해서 범칙금을 내는 것입니다. 2002년에는 핀란드 노키아의 휴대전화부문 부회장이 오토바이를 과속으로 몰고 가다 적발돼 1억3천만원 범칙금을 납부하게 되었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2010년 스웨덴의 어떤 사람이 10억이 넘는 범칙금을 내게 된 적도 있고, 작년에는 핀란드의 한 사업가가 80㎞ 제한 도로를 20㎞ 초과해서 운행하다 우리 돈으로 약 6천300만원에 해당하는 범칙금을 낸 적도 있다고 합니다.
해외토픽기사에서 보는 이런 일은 실상 성경적인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이 죄를 다룰 때 모든 죄를 똑같이 다루지 않습니다. 죄인을 똑같이 다루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보통 죄를 따질 때 어떤 행위냐 하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소매치기보다는 도둑질이 더 큰 죄요 도둑질 보다는 강도가 더 큰 죄라고 생각합니다. 10만원을 훔친 것보다 100만원을 훔친 것이 더 큰 죄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죄를 그런 방식으로 다루지 않습니다. 성경이 죄를 다루는 방식에서는 어떤 행위냐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누구냐는 것입니다. 그 악한 행위를 저지른 사람이 누구냐는 것을 따져서 사회적 영향력이 더 큰 사람의 죄를 더 크게 다룹니다.
이를테면 10만원을 훔친 사람과 100만원을 훔친 사람이 있을 때 사회적 영향력이 더 큰 사람이라면 설령 10만원을 훔쳤을 지라도 100만원을 훔친 가난한 사람에 비해서 죄에 대한 책임을 더 크게 짊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성경이 사회적 공의를 세워가는 방식입니다.
그래서 성경의 원리에 따르자면 사회적 영향력이 더 큰 사람의 죄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많은 후보들이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부탁을 하는데, 그중 전과자가 40%에 이른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 민주화 과정에서 사회적 대의를 따라 살다가 전과자가 되신 분들도 있습니다만, 그 외에 절도, 폭행, 뇌물, 음주운전, 음란물 유포 등 파렴치한 짓을 했던 사람들도 있고 전과 10범, 9범, 8범 등 상습범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의 평균 병역면제율은 6.4% 밖에 안되는 상황에서 병역면제자도 16.9%에 달한다고 합니다. 자기 이익을 위해 공공연히 법을 어기고, 또 온갖 불법과 불의를 행하던 사람들이 나라와 민족,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정말 지나던 개도 웃을 일입니다. 상식적인 분별력을 발동해야 하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시민들의 삶을 더 깊은 수렁으로 밀어 넣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앞으로 큰일을 하겠다는 입에 발린 약속을 하는 사람을 주목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에서 무슨 일을 해 왔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정말 올바른 대의와 가치를 따라 진실하고 정직하게 살아왔는지를 따져보아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권력을 가진 사람이 진실하지 않고, 공공연히 거짓말을 한다는 것입니다. 부도덕하며 거짓말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우리 스스로 권력을 안겨주고 있으니 어떻게 세상의 소망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힘 있는 사람의 범죄를 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4월 5일(화) CBS전북방송 5분메시지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5분메시지 매주 화요일 21시 29분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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