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무엇에 대하여 분노하십니까?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거룩한 분노라는 것이 있습니다. 가나안 입성을 앞둔 이스라엘 백성들이 싯딤에 머물 때 모압 여인들의 유혹에 빠져 백주 대낮에 남들 다 보는 앞에서 뻔뻔스레 음행하던 시므온지파의 지도자를 창으로 찔러 죽인 제사장 비느하스, 그의 마음에 있었던 하나님을 향한 열정을 가리키는 말입니다(민25:11). 사무엘상에서 암몬 나하스가 길르앗야베스를 핍박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하나님의 영에게 크게 감동된’ 사울에게 치밀어 올랐던 분노입니다(삼상11:6). 골리앗이 사울과 이스라엘 군대 앞에서 40동안 아침저녁으로 하나님과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하는 말을 내 뱉는 것을 우연히 들었던 다윗의 마음속에 있었던 감정(삼상17:26)이 거룩한 분노였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에게는 당연히 하나님의 명예를 드높이기 위해서라도, 하나님을 대항하는 세력들에 대한 거룩한 분노가 필요합니다. 교회를 조롱하고 복음을 훼방하며 하나님을 우습게 여기는 세력들 앞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잠잠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자비로우신 하나님께서 우리 마음에 하나님을 향한 뜨거운 열정과 죄, 세상, 마귀를 대항하는 거룩한 분노를 불러 일으켜 주시기를 빕니다.
거룩한 분노 외에 사사로운 분노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무시를 당하거나 부당한 대접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잘못한 일도 없는데 책망과 비판을 받는다거나 좋은 의도로 했던 말과 행동을 의도적으로 오해하고 왜곡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시기심과 질투심으로 공격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상식이 없고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면 우리 안에 분노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사로운 분노는 오래 끌어안고 있으면 안됩니다. 성경은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고 합니다(엡4:26). 설령 그처럼 부당하게 우리를 조롱하고 모욕하는 사람이 있을지라도 앙갚음하려고 애쓰지 말라고 하십니다(잠24:29). 심지어 우리를 부당하게 괴롭히는 원수라 할지라도 선하게 대접해 주라고 합니다(롬12:19-21).
물론 이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사로운 분노와 억울함에 매어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부당한 대접을 받고 억울한 마음이 일어날 때는 ‘죄를 범하지 아니하시고 그 입에 거짓도 없으셨지만 욕을 당하신 예수님’(벧전2:22), ‘욕을 당하셨지만 맞대어 욕하지 않으셨던 예수님’, ‘억울한 고난을 당하셨지만 위협하지 않으셨던 예수님’, ‘오직 공의로 심판하실 하나님께 부탁하셨던 예수님’(벧전2:23)을 기억해야 합니다.
요컨대 억울하고 원통한 일을 당할 때는 예수님을 더 깊이 생각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괜히 서럽고 분할 때가 바로 예수님 곁으로 더 가까이 나아갈 기회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가끔씩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했다고 해서 분해하고, 잠을 이루지 못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심지어 교회 안에서 다른 사람들 때문에 섭섭하고 화가 난다고 해서 예배와 봉사를 비롯한 모든 것을 포기해 버리는 분들도 있습니다. 자신을 너무 많이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너무 많이 생각하면 거룩함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자신보다 하나님을 더 생각해야 합니다. 자신을 위해 분노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을 위해 분노할 줄 알아야 합니다.  (5월 31일(화) CBS전북방송 5분메시지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5분메시지 매주 화요일 21시 29분  FM 103.7 M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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