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교회 설립 30주년, 은혜를 감사합니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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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개척교회들의 생존율은 20%를 넘지 못한다고 합니다. 80%에 이르는 교회들이 5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해마다 3천개 이상의 교회가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문 닫는 교회는 대개 개척교회들입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교회가 속한 합동교단이나 통합교단, 감리교 등 큰 교단에 속한 교회의 30-40%는 미자립교회들입니다. 감리교의 경우 개척 후 10년이 지나도 미자립상태에 머물고 있는 교회가 57%라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교회가 설립 후 30년이 될 때까지 살아남았다는 것은 그야말로 큰 은혜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지난 30년의 세월을 돌아보면 여러 가지 시험과 갈등 속에서 고통을 당한 흔적들이 있지만 마치 광야에서 자기 백성을 인도하셨듯이 하나님께서 우리교회를 이끌어 오셨습니다. 얼마나 고마운 복인지 모르겠습니다. 과연 ‘지금까지 지내 온 것 주의 크신 은혜라.’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비로우신 하나님께서는 찬송과 영광을 받으시옵소서.
지난 30년,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교회의 터를 닦고 복음의 씨앗을 심으며 물주고 기르려고 몸부림쳤던 일꾼들의 수고와 눈물을 하나님이 기억하실 줄 믿습니다. 특히 교회를 위해 밤낮 눈물로 기도했던 일꾼들, 우리 연로하신 권사님들과 집사님들의 수고를 이 자리에서 일일이 거명하기 어렵지만 하나님이 그 이름을 생명책에 기록하고 계신 줄 믿습니다. 감사하며 축복합니다.
특히 오늘 원로장로님으로 추대되시는 장성열장로님, 하늘의 큰 상이 예비되어 있을 줄 믿습니다. 온갖 풍파 속에서도 선한 양심으로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면서 흔들리지 않고 서 계셨던 일만 해도 충분히 칭찬과 상을 받으실만합니다. 제가 십여 년 전 처음 담임목사가 되어 교회를 목회해야 할 상황에서, 미성숙하고 섣부른 목사를 그저 따뜻한 마음으로 품고 기다려 주신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새벽에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목사를 한 번도 타박하지 않으시고 가장 먼저 나와서 예배당 문을 열어 두시는 분이 장로님이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아니오> 하는 법이 없이 목사가 하고 싶은 일은 다 할 수 있도록 힘껏 도와주신 분이 장로님이셨습니다. 우리 장로님이 초보 목사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우리 교회는 30주년 감사예배를 드리면서 한 세대를 정리하고 새로운 세대를 위해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할지 알기 어렵습니다. 다만 우리는 하나님을 더 많이 사랑하고 이웃을 잘 섬기며 세상에 소망 주는 교회가 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역을 해야 할 것이며 어떤 모양을 갖추어야 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뚜렷한 그림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어디로 나아가서 무엇을 이루어야 할지 분명하지 않을지라도 믿음의 조상들을 본받아 하나님께서 보내시는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한 마음과 같은 뜻으로 사명을 따라 헌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계속 읽고 묵상하면서 하나님의 인도를 받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를 분별하며 세상의 풍조에 저항하고 하나님의 뜻을 사역 속에 담아 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모든 동역자의 삶을 큰 애정을 품고 끌어안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교회를 세우는데 사랑보다 더 큰 힘이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뜨겁고 간절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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