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삶이 무너질 때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예수님을 다윗의 후손이라고 하는 이유는 다윗이 메시아이신 예수님의 모형이 될 만큼 성경에서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골리앗을 비롯해서 여러 이방민족들을 다 물리치고 이스라엘에게 평화를 가져다주는 사명을 잘 감당했습니다. 그런데 다윗의 생애를 읽어보면 다윗은 의외로 문제가 많은 사람입니다. 특히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욕보인 것이나, 그 죄를 감추기 위해 충성스러운 우리아를 전쟁터에서 죽게 만든 일은 정말 악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윗은 자식들을 경건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길러내지 못했습니다. 자식들 사이에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울 만큼 지저분한 일도 일어나고 결국 압살롬 같은 아들은 아버지에 대해 반란을 일으키기까지 했습니다. 열두지파 사이에서 균형 잡힌 역할을 못하는 바람에 압살롬의 반란 후에 비그리의 아들 세바가 연거푸 반란을 일으키기까지 했습니다.  인생의 후반부에 다윗의 삶이 안정적이지 못했습니다. 왕국 자체가 흔들릴 정도로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는데 곰곰이 따져보면 상당한 정도 다윗이 잘못처신해서 생겨난 문제였습니다. 결국 다윗은 자신의 죄와 허물 때문에 흔들리며 무너져 내리는 인생을 살았던 것입니다.
그런데도 성경은 다윗을 좋게 평가합니다. 심지어 <하나님과 마음이 맞는 사람>이라고까지 높이 평가합니다(행13:22).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다윗은 밧세바 사건에서 보듯이 명백한 죄인이요, 그 삶이 허술하고 인생의 후반부가 초라하다 못해 비참하다고까지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성경은 다윗의 삶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까요?
허물어진 다윗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시는 가장 큰 이유는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다윗의 잘못을 혹독하게 책망하시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윗의 허물을 꼬치꼬치 따지지 않으십니다. 그저 후하게 점수를 주십니다. 틀린 것, 잘못한 것을 찾아내는 검사의 눈이 아니라 재롱부리는 손자손녀를 바라보는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사랑이 가득담긴 자비로운 눈으로 바라보십니다.
다윗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지 않는 또 한 가지 이유는 흔들린다는 것이 사람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이 다 연약합니다. 뭔가를 늘 해 보려고 몸부림치지만 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실패하고 무너지는 것은 일상다반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꿈이 깨어지고 삶이 무너질 때 세 가지 반응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나는 낙심하며 절망하는 것입니다. 아니면 폭군으로 변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신과 주변 사람들, 혹은 세상에 대하여 분노를 품고 화를 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자기 삶이 무너질 때 잠잠했습니다. 아등바등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자포자기한 것도 아닙니다. 다만 하나님을 바라며 하나님의 은혜를 구했습니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면서 그래도 하나님이 자신을 불쌍히 여겨 주기를 기다렸습니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지 소망은 오직 하나님께 있으며, 하나님은 비록 잘못해서 죄 값을 치르는 사람에게조차 은혜와 긍휼을 베풀어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믿었던 것입니다.
타락한 세상에서 삶이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잘못해서 인생이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하나님께 소망 두면 삽니다. 하나님은 너무 자비로우시기 때문에 무너지는 영혼이라도 불쌍히 여기시고 싸매어 주십니다. (8월 23일(화) CBS전북방송 5분메시지 방송원고)   
* 박용태목사의 CBS 전북방송 5분메시지 매주 화요일 21시 29분  FM 103.7 MHz
0
로그인 후 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