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신앙이 변질될 때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우리가 타락한 세상을 살아가는 연약한 사람이기 때문에 바른 진리 가운데 서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세상에는 유혹과 시험이 많고 우리에게 분별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신앙의 바른 길에서 벗어나기가 쉬운 것입니다. 신앙이 변질 될 때 나타나는 몇 가지 증상이 있습니다.
첫 번째 증상은 생각과 질문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이 복음의 진리에 대하여 더 깊이 생각하거나 연구하지 않으면 진리를 아는 지식이 부실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잘 배운다 할지라도 생각을 깊이 하지 않으면 질문이 없어지고 질문이 사라지면 더 깊은 묵상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신앙고백의 토대가 결국에는 허물어져 버립니다. 오늘날 교회 안에 복음의 진리에 대하여 질문하거나 토론하는 일을 불경스럽게 간주하면서, 복음은 무조건 믿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이 더러 있습니다. 맹목적인 신앙은 스스로를 무너뜨리는 법인데, 무조건 믿을 것을 강요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닐 뿐 아니라 교회를 허약하게 만드는 길입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무지한 말이나 노새처럼 만들지 않으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질문과 생각을 통해 옳고 그름을 세련되게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갖춘 사람만이 어린아이와 같은 신앙을 벗어나 영적으로 장성한 분량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합니다. 생각과 질문을 잃어버린 것은 바른 신앙으로부터 벗어난 모습입니다.
두 번째, 신앙이 변질되면 예수를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개인적인 안위에 몰두하게 됩니다. 더 건강하고 더 풍요롭게 사는 것, 세상에서 성공하면서 자기 꿈을 이루는 일을 신앙생활과 기도생활의 목표로 삼는 것입니다. 열정적인 신앙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그저 어려움을 피하고 복을 받아 누리는 것입니다. 이런 분들은 신앙생활을 교회 안에서 벌어지는 종교적인 차원에서의 활동으로 축소시켜 버립니다. 일상 삶의 거룩함이나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사는 것에 대하여는 더 이상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자기 행복, 자신의 안위가 신앙생활의 목표가 되어 버리기 때문에 말씀에 순종하며 사는 삶, 십자가를 짊어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헌신 등은 관념속의 구호가 되어 버리는 것입니다. 종교 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스스로 속이는 분들은 심지어 예배당 안에서 이루어지는 종교적 활동 외에 다른 일상적인 영역은 개인적인 일로 여겨 간섭을 받지 않으려 합니다. 이런 모습이야 말로 기독교인들이 세상의 종노릇하게 되는 첫걸음이요, 참된 신앙이 바알신앙, 무당종교로 전락한 모습입니다. 무당종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는 것입니다. 올바른 삶이나 도덕적인 헌신에 대하여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이용해서라도 자기 꿈을 이루고자 하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이 무당종교로 변질되기가 얼마나 쉬운지 모릅니다. 기도 많이 하고 신앙생활을 열심히 한다고 하는 기독교인들 중에 부도덕하고 몰상식한 사람이 많은 이유는 신앙이 무당종교 수준으로 변질되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신앙생활을 바르게 하려면 생각하고 질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자신의 행복에 대한 관심을 넘어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려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살아야 합니다. 이 때 자기부인은 당연한 일이지요. 바른 신앙 안에 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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