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잔인한 종교인이 되지 말아야 합니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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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분별력을 잃어버린 채 타락하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사람이 되기 쉽습니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나 이단과 사이비종교집단들이 그런 사실을 입증하는 명백한 증거가 됩니다만 자칫하면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도 잔인해 질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흑인에 대한 폭력적인 인종차별에 앞장섰던 KKK단은 기독교인들이 주요 멤버들이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제주 43사건 등 해방 후 벌어진 사건에서 민간인들을 학살하는 등 잔혹한 짓을 앞장서서 저질렀던 서북청년회 등도 기독교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종교적 열정을 가지고 진리를 대항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셔서 하나님 나라 복음을 선포하실 때 가장 강력하게 예수님을 방해하고 대적했던 무리들이 바로 제사장, 서기관, 바리새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 당시 이스라엘 사회 안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던 종교인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열정 때문에 스스로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산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문제는 그들이 예수님을 대적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부지런히 말씀하시고 또 여러 가지 표적을 보여 주시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셨지만, 눈앞에서 뻔히 드러나는 증거를 보면서도 예수님을 인정하지 않고 극단적인 방식으로 대항했습니다.
한번은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예수님 앞에 음행하다 현장에서 잡힌 여인을 끌어와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따져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모세의 율법에는 그런 여인을 돌로 치라고 했는데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이냐, 입장을 밝히라는 것입니다. 율법전문가로 자처하는 그들이 굳이 그 여인을 예수님 앞으로 끌어 온 것은 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예수님을 공격하고 예수님을 무너뜨릴 수 있는 꼬투리를 잡기 위해서였습니다. 허구한 날 율법을 공부하고 율법을 가르친다고 자처하던 사람들로서는 얼마나 잔인한 모습인지 모릅니다. 그들은 죄악에 대한 애통함도 없고 범죄한 영혼에 대한 긍휼도 없으며 다만 예수님에 대한 적개심으로 똘똘 뭉쳐 있을 뿐이었습니다. 예수님을 공격하기 위해 힘없는 여인을 끌고 와서 앞에 세워 둔 그들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범죄한 영혼을 이용했던 것입니다. 옳든 그르던 자기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한다는 것은 얼마나 잔인한 일입니까?
종교적인 일을 하는 사람인데 사람에 대한 긍휼이나 영혼에 대한 따뜻함을 잃어버린 채 살고 있다면 그것은 얼마나 큰 불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종교적인 일을 한다고 해서 다 선하고 바른 삶을 사는 것이 아닙니다. 종교적인 모임에 정기적으로 참여 한다고 해서 다 진실한 것이 아닙니다. 직업적인 종교인 중에서조차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단순히 종교적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신앙생활을 통해 얼마나 하나님의 마음을 잘 헤아리며 어떻게 예수님의 뜻을 따라 살고 있는지를 질문해야 합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죄인과 연약한 영혼에 대하여 너무 공격적인 자세를 가지고 살아간다면 그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입니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사람을 더 사랑하며, 특히 연약한 영혼을 긍휼과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볼 줄 알아야 합니다. 잔인한 종교인이 될 것이 아니라 가슴이 따뜻한 하나님의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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