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그래도 사랑하십니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타락한 세상에서는 여러 가지 생각지 못한 사건사고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넘어져 다치는 일도 있고, 생각지 못한 병에 걸린다거나 사업의 어려움을 겪는다거나 갑작스런 사고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인생에 어려움이 밀려닥칠 때 그 이유를 예배를 잘 안드려서 그렇다거나 십일조를 안해서 그렇다거나 믿음으로 살지 못해서 그렇다는 식으로 분석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도덕적으로 방탕한 삶을 살면 그 때문에 어려움을 당하는 수는 있지만, 인생에 밀려닥치는 모든 어려움을 그런 영적인 원인(?) 때문이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대단히 무리한 일입니다. 욥을 생각해 보세요. 그는 하나님이 자랑스럽게 생각하실만큼 위대한 신앙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었는지 모릅니다. 욥의 친구들이 욥을 향해 모든 고난의 원인은 죄 때문이니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무릎 꿇어야 주장했지만 하나님이 그들을 책망하셨던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타락한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해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타락한 세상에서는 믿음이 좋고 선한 삶을 살려는 사람일수록 더 많이 고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진리 편에 서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세상 풍속에 매인 사람들이 좋아할 리가 없기 때문에 정직한 사람들은 당연히 더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초대교회에서는 복음을 전할 때부터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할 것. 행14:22>이라고 가르쳤던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오늘날 교회가 예수 잘 믿으면 어려운 일 당하지 않고 모든 일이 다 잘될 것이다. 건강해 질것이며 모든 꿈을 다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가르치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타락한 세상에서는 진리 편에 서서 어려움을 당하고 고난을 겪는 사람이 더 예수를 잘 믿는 것이고, 또 하나님이 그런 사람을 더 많이 사랑하신다고 말해야 합니다.
베다니에 마르다, 마리아, 나사로가 살고 있었습니다(요11:1-2). 그들은 예수님이 특별히 사랑하시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나사로가 병이 들었습니다. 쉬 낫지 않고 끙끙거리며 앓다가 마침내 죽어 버렸습니다. 물론 나사로가 죽어 갈 때 그 누이들이 예수님께 기별을 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나사로가 병들었다는 소식을 들으시고도 이틀을 더 지체하시다가 나사로가 죽고 난 후에나 나사로의 집으로 오셨습니다.
예수님이 사랑하시는 사람이라도 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기도했지만 금방 응답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기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더 악화되고 결국 모든 소망이 다 끊어져 버리는 처지로 내몰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신 것이냐? 결코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다만 이 모든 상황 가운데서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나타내고자 하심이요, 우리 믿음을 도와주시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길은 사람의 길과 다른 것이요, 하나님의 생각을 우리가 다 헤아릴 수는 없습니다. 인생은 예측이 불가능한 것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에게 늘 좋은 일만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지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고 의지해야 합니다. 우리가 아파하는 순간에도 주님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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