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미움을 받아도 괜찮습니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십자가를 짊어지시기 전 예수님께서 제자들에 대하여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서로 사랑할 것을 가르치셨습니다. 제자들을 위해 성령님을 보내시겠노라 약속하시고, 또 기도하면 응답을 받을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그토록 제자들을 사랑하신 예수님이 마지막으로 경고하신 것이 있는데, 바로 세상으로부터 미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살면 다 잘되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으로 산다고 해도, 사랑과 섬김의 삶을 살려고 해도 우리를 싫어하고 미워할만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믿음으로 사는데 왜 세상이 우리를 싫어하고 미워할까요? 우리가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요15:19). 초대교회 성도들도 초기 로마제국 안에서 많은 핍박을 받았습니다. 감옥에 갇히거나 재산을 빼앗기고 추방을 당하거나 죽임을 당하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초대교회 성도들은 비록 로마제국 안에 살고 있었지만 로마의 문화에 매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초대교회 성도들이 사람을 사랑했습니다. 이것은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모든 인간이 다 사람대접을 받았던 시대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로마의 철저한 가부장제는 역사 속에서도 유명합니다. 여자나 아이들은 남자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복음이 가정의 질서를 새롭게 만들었습니다. 남성들에게 위세만 부릴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교회를 위해 자신을 주심 같이 아내를 희생적으로 사랑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로마사회에서 노예들은 말할 줄 아는 짐승이었습니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는 모든 사람을 다 하나님의 형상이요 주 안에서 형제자매로 여겼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로마사람들이 즐기던 원형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온갖 오락거리와 공중목욕탕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방탕한 즐거움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가난한 사람의 형제요, 병든 사람의 친구가 되고자 했습니다.
이런 신앙고백과 생활 방식이 로마제국에 위협이 되었습니다. 힘과 폭력으로 세상을 통치하던 로마제국의 토대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로마제국은 황제 중심의 통치체제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리스도인들은 황제가 아니라 예수님이 자기 삶의 주인이요, 황제가 베풀어 주는 은혜가 아니라 하나님이 베풀어 주시는 은혜와 능력을 힘입어 사노라 주장했습니다. 그 결과 세상으로부터 박해를 받고 미움을 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예수님도 미움을 받았습니다. 그토록 사랑이 많으신 예수님이 왜 미움을 받고 박해를 받았나요? 예수님의 사랑과 섬김이 누군가에게 위협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당시의 제사장을 비롯한 바리새인이나 서기관들에게 예수님의 삶과 사역이 위협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예수님 때문에 그들 안에 감추어져 있었던 거짓과 더러움이 폭로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진실하고 정직한 믿음으로 살기 시작하면 그것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사람이 생겨나게 마련입니다. 모든 사람이 다 우리를 좋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예수님도 미움을 받으셨고 예수님도 박해를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요15:18, 20). 모든 사람들에게서 사랑을 받으면서 아무런 근심 없이 속 편한 삶을 살려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다만 우리가 정말 예수님 안에 거하고 있는지, 참으로 말씀에 매인바 된 삶을 살고 있는지, 과연 세상의 가치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꿈을 따라가고 있는지를 계속 점검하면서 진리 안에서 담대하게 행할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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