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예수님 안에 거하세요.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요한복음에 독특하게 자주 나오는 표현이 있는데, <안에 거하다>는 말입니다. 예수님은 아버지 안에 거하시는 분이요, 아버지도 예수님 안에 계셨습니다(요14:10-11). 성부 하나님과 예수님의 밀접한 관계, 서로 사랑하고 신뢰하며 함께 일하시는 모습을 예수님이 그렇게 표현하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명령하시기를 <예수님 안에 거하라>고 하셨습니다(요15:4).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 안에 거한다는 것은 마치 포도나무의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 안에 거하지 않는다는 것은 마치 포도나무의 가지가 줄기로부터 떨어지면 아무런 쓸모가 없어지기 때문에 땔감으로나 쓰이는 것처럼 결국 열매 맺지 못하는 가지처럼 버려 질 것이라 경고하셨습니다(요15:5-6).
포도나무 가지가 나무에 붙어 있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것은 가지가 노력해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이 예수님 안에 거하는 것은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내 안에 거하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예수님 안에 거하는 삶이 우리의 결단과 헌신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교회를 출입하는 성도라 할지라도 예수님 안에 거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예수님과 상관없는 삶을 사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예수님 안에 거하는 것입니까?
예수님 안에 거하려 하면 우선 예수님을 믿고 의지해야 합니다. 특히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우리의 죄와 허물을 짊어지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심으로, 죄인이 당할 형벌과 저주를 대신 담당하신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믿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자는 내 안에 거하고 나도 그의 안에 거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요6:56). 예수님의 살과 피는 십자가에서 찢겨진 몸이요 십자가에서 흘린 보혈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살을 먹고 예수님의 피를 마시는 자란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님을 기념하면서 성찬에 참여하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대속과 희생의 제물로 자신을 내어 주신 예수님을 믿고 의지하는 사람입니다. 더 나아가서 예수님은 믿는 자가 영생을 가졌다고 선포하십니다(요 6:47).
또 예수님 안에 거한다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 안에 거하는 것입니다. 말씀에 매인 바 되고 말씀의 지배를 받는 것입니다. 아버지 안에 거하셨던 예수님은 무슨 일을 하시거나 무슨 말씀을 하시든지 항상 예수님을 보내신 아버지의 뜻을 따라 행하신다고 말씀하셨습니다(요12:49). 예수님은 자의로 말하거나 자의로 행하시는 것이 없이 언제나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사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십자가에 죽으실 때 <다 이루었다>고 말씀하실 수 있었습니다(요19:30).
예수님은 <내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의 사랑 안에 거하는 것 같이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거하리라> 격려해 주십니다(요15:10). 사도 요한은 <주의 계명을 지키는 자는 주 안에 거하고 주는 그의 안에 거하신다>고 말합니다(요일 3:24). 마치 광야를 거쳐 가나안으로 가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임재를 보여 주는 성막을 중심으로 진영을 구축한 후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방향으로만 가고, 하나님이 이끄시는 만큼 행진하며 하나님이 멈추시는 곳에 머물렀던 것처럼 전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의 지배를 받는 것이 예수님 안에 거하는 삶입니다. 예수님 안에 거할 수 있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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