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여호와를 지극히 경외하는 법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성경에 나오는 사람 중에 악하기로 하자면 북이스라엘의 아합왕을 따를 자가 없습니다. 아합은 그의 아내 이세벨의 사주를 받아 바알신앙을 국가 통치이념으로 받아들이면서 하나님의 선지자들을 모두 학살하기까지 한 사람입니다.
극악무도했던 아합의 신하 중에 오바댜라는 사람이 있습니다(성경을 기록한 오바댜와는 다른 사람). 아합의 왕궁 맡은 자였다고 하는데, 궁궐에서 이루어지는 대소사/살림살이를 관장하는 아합의 측근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뱌댜는 아합을 등에 업은 이세벨이 바알신앙에 대항할만한 하나님의 선지자들을 다 죽일 때 100명을 뒤로 빼돌려 살려 준 일이 있습니다. 그 일을 예로 들면서 성경은 오바댜가 여호와를 지극히 경외하는 자였다고 평가합니다(왕상18:3).
물론 이 일은 오바댜가 위험을 무릅쓰고 하나님의 선지자들을 도와 준 사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댜는 소극적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악한 일을 하는 아합이나 이세벨에게 공개적으로 대항하지 못했습니다. 아합이 바알신앙을 도입하려고 할 때 적극적으로 대항한다거나 이세벨이 선지자들을 죽을 때 맞서서 항거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그는 죽을 위기에 처한 선지자들을 빼돌려 굴에 숨기고 먹을 것만 대 주었을 뿐입니다. 오바댜는 아마도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아합의 궁궐에서 일했던 것 같습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바알신앙을 따르는 척 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은 오바댜를 좋게 평가해 줍니다. 나름대로 힘을 다해 헌신한 것을 인정해 주시는 것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은 우리가 충분히 헌신하거나 대단한 일을 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힘을 다해 헌신한 것을 높이 평가해 주십니다.
오바댜가 악한 일을 하는 왕 아래서 궁궐의 살림살이를 맡아 일한 사람인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타락한 세상에서는 오바댜처럼 악한 권세 아래서 일할 수 있습니다. 예수 믿는 사람이 악한 세상에서 불의한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악한 세상 밖으로 나가서 살 수 없습니다. 늘 선하고 좋은 일을 하는 사람과 함께 살 수만은 없습니다(고전5:9-10).  비록 완전하지는 않을지라도 타락한 세상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헌신하며 살아야 합니다. 악한 세상을 내 힘으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무기력하게 순응하며 살지 말아야 합니다. 다만 힘을 다해 악에 저항하면서 진리를 위해 헌신하며 가능한 대로 선한 일을 도모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숨어서, 소극적으로 불의에 대항하기 보다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아합에게 공개적으로 대항하던 엘리야가 오바댜를 찾아옵니다. 오바댜와 상관없이 아합에 대항하던 엘리야가 오바댜를 찾아 온 이유가 무엇일까요?
하나님은 오바댜를 드러내고자 하시는 것입니다. 오바댜는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은밀하게 숨어 있는 하나님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세상의 눈치를 보면서 숨어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결국 하나님은 숨어 있던 오바댜를 드러나게 만드십니다. 용기를 내라는 것입니다. 나름대로 헌신하는 것이 필요하고 또 중요합니다. 그러나 담대하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것은 더 중요하고 더 필요한 일입니다.
어떤 형편에서든지 어떤 형태로든지 하나님을 지극히 경외하는 믿음을 입증하는 제자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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