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영적 권위를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가나안을 향해 여행하는 이스라엘백성들은 거룩한 군대였습니다. 성막을 중심으로 진영을 이루고 있다가, 구름기둥이 떠오르고 제사장의 나팔이 울려 퍼지면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구름기둥을 보고 각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제사장의 나팔을 신호로 움직였습니다. 그냥 앞으로 나간 것이 아니라 지파별로 순서가 정해져 있어서 그대로 행진을 했습니다. 거룩한 군대로서 이스라엘 공동체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권위와 그에 대한 복종의 문제였습니다. 이스라엘의 광야 여정을 소개하는 민수기를 읽어보세요. 광야 여행 중 벌어졌던 가장 심각한 갈등 역시 권위를 둘러싸고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요즘은 ‘권위’, ‘복종’이라는 단어 자체가 상당히 권위적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잘 사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예수 믿는 사람의 신앙여정에서 아주 중요한 것이 권위와 복종의 문제입니다. 에덴동산의 타락 역시 하나님의 권위에 복종하지 않고 자신을 내세우고자 하는 야심에서 비롯된 일입니다. 가데스바네아 사건 이후 광야로 들어가서 38년을 방황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38년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한 기록이 별로 없습니다. 연대기로 볼 때 38년 방황기를 담고 있는 민수기 15-20장을 보세요. 예배와 정결례에 대한 말씀을 빼고, 그 기간 동안 일어난 사건으로 말하자면 모세와 아론의 권위에 대항했던 고라/다단/아비람 등의 반란 사건 밖에 없습니다.
어떤 측면에서 보자면 38년 방황기에 그들은 하나님이 세우신 권위에 순복하지 않았고, 또 그렇게 하나님의 권위에 복종하지 않다 보니 38년 동안 방황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인 제사장의 원리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외에 다른 중보자가 없이 하나님의 은혜의 보좌 앞에 직접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베푸시는 구원의 은혜를 누리기 위해 어떤 사람의 중재를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성령께서 각 사람 안에 직접 역사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인제사장의 원리를 빌미로 영적 권위를 부인한다면 결국 진리를 왜곡하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만인제사장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이 예수님만 의지한다는 것입니다. 만인제사장이란,  공동체 안에 어떤 권위 없이 신앙생활을 해도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성도를 진리로 양육하며  교회를 세워가기 위해 하나님이 세우신 영적인 권위가 교회 안에 있습니다. 
영적 권위는 예수 믿는 사람 각자를 통해 나타나기도 하고, 교회 안에 세움 받은 직분을 통해 나타나기도 합니다. 성령충만한 사람의 열매는 피차 복종함을 통해 드러납니다(엡5:21 ). 굳이 자신을 내세울 필요가 없고 서로를 존귀하게 여기기 때문에 피차 복종이 가능한 것입니다. 복종한다고 해서 자신이 낮아진다거나 비참해 진다고 느끼지 않을 만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얻은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신분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기 때문에 복종이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교회 안에서 자기주장하고, 고집부리기 좋아하는 사람, 큰소리치며 위세를 부리려 하는 사람은 성숙한 사람이 아닐 가능성이 많습니다. 세상에서는 순종하는 사람보다 자기 주장하는 사람을 더 높은 사람이라고 여길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 공동체 안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순종할 줄 아는 겸손함을 갖춘 사람이 더 성숙하고 훌륭한 사람인 것입니다.
특히 교회 안에는 하나님이 세우신 직분이 있습니다. 교회 안에서 함부로 말하고 행동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영적 권위를 소중하게 여기면서 순종하는 법을 잘 배워야 합니다. 잘 순종할 줄 아는 사람이 성숙한 하나님의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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