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혈기 부리지 마세요.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출애굽 이후 광야 40년을 유랑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신광야 가데스라는 곳까지 왔지만, 물을 구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 광야 생활 하는 도중 물 문제는 출애굽기 17장 르비딤에서부터 반복해서 등장합니다. 문제는 광야 40년간 물 문제를 반복해서 경험하고, 그 때마다 하나님이 공급해 주시는 은혜를 경험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세와 아론 앞에 몰려와서 불평하며 항의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이 원망하는 말 역시, ‘우리가 광야에서 죽었었다면 더 좋았겠다. 왜 이 광야로 데려와서 우리를 죽게 만드느냐. 왜 우리를 애굽에서 이끌어 내었느냐.’는 등, 판에 박힌 것 같은 말을 쏟아 내었습니다.
요컨대 광야 40년간 끊임없이 훈련을 받고 끊임없이 교훈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변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들 중에 어떤 영적 성장의 열매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 상황에서 하나님께서 회막 앞에 엎드린 모세에게 말씀하시기를 ‘반석에서 명령하여 물을 내라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모세는 이스라엘 회중을 반석 앞에 모은 후 ‘반역한 너희여 들으라 우리가 너희를 위하여 이 반석에서 물을 내랴’하면서 지팡이를 들어 반석을 두 번 내리쳤습니다. 모세가 변함이 없는 이스라엘, 영적 성장의 열매가 없는 이스라엘에 대하여 혈기를 부리며 화를 낸 것입니다. 그 모습을 보신 하나님이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가 나를 믿지 아니하고 이스라엘 자손의 목전에서 내 거룩함을 나타내지 아니한 고로 너희는 이 회중을 내가 그들에게 준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지 못하리라’ 선포하셨습니다.
모세와 아론이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는 말씀이 무슨 뜻일까요? 모세와 아론이 반석에서 물을 내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믿지 못했다는 뜻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모세가 믿지 못한 것은 물을 만들어 내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아닙니다. 모세가 믿지 못한 것은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입니다. 모세가 드러내는 데 실패한 하나님의 거룩하심도 깊이 생각해 보면 하나님의 한없는 자비와 긍휼입니다.
모세가  ‘반역한 너희여 들으라’고 외치는 것으로 보아 모세는 이스라엘의 반복적인 반항과 믿음 없는 자세에 대하여 실망했던 것 같습니다. 이 사람들은 정말 달라지지 않는구나, 이 사람들에게는 정말 소망이 없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가나안에 들어갈 수 있겠는가? 38년 전이나 다름이 없구나, 광야의 훈련이 아무런 소용이 없구나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정말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정말 변하지 않고 정말 고집스러운 사람을 보면 마음에 절망감이 밀어 닥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에 대하여 실망하고 낙심하는 것이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자세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변하지 않는 사람에 대하여 너무 지나치게 실망하고 지나치게 분노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끊임없이 반항하며 대항하는 이스라엘 자손들에 대하여 얼마나 오래 참아 주셨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대항하며 원망하는 이스라엘 자손들에 대하여 진노하지 않으시고 물을 주시는 것을 보십시오. 모세가 반석에게 명령한 것이 아니라 지팡이로 두 번 내리쳤음에도 불구하고, 그 때문에 하나님께서 모세를 책망하시면서도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물을 주십니다. 요컨대 하나님은 분수에 지나친 일꾼, 불순종하는 백성에게조차 물을 주시는 것입니다.
악한 영혼, 불순종하는 사람들 앞에서 하나님보다 더 크게 분노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긍휼이 많으시고 사랑과 자비가 풍성하신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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