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소박함과 궁색함, 알뜰함과 검소함의 차이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언젠가 인터넷에서 본 글을 좀 다듬었습니다. 이 글을 쓰신 분이 상당히 분별력 있는 분인 것 같은데, 매일성경을 묵상하다가 자신의 생활방식을 점검하며 쓴 글이었습니다.
성경은 더 화려하고 더 풍요로운 삶을 살려고 몸부림치는 세상 문화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족하는 삶을 살라고 합니다.
우리가 세상에 아무 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매 또한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우리가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은즉 족한 줄로 알 것이니라(딤전6:7-8)
본문이 말하는 자족이란 그야말로 아무런 욕심 없이 소박하게 살라는 것이 아닙니다. 돈에 대한 탐심을 버리고 하나님이 주신 재물로 맡겨진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라는 말씀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입니다. 요컨대 성경이 우리에게 권하는 것은 그저 소박한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삶이라기보다는 거룩한 사명을 따라 살아가는 적극적 헌신의 삶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나치게 궁색/인색하게 살아가는 것은 죄가 될 수 있습니다. 궁색함이란 돈을 너무 소중하게 생각한 나머지 주변 사람들에게 인색하게 구는 것입니다. 궁색한 사람들은 돈이 있어도 쓸 줄 모릅니다. 특히 자신을 위해서는 쓸 수 있지만 남을 돕기 위해 쓰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깁니다. 비싼 옷을 입고 명품 가방 들고 다니는 주부가 시장에서 콩나물 값 몇 백 원 깎으려고 하는 것은 궁색한 것입니다. 돈 아까운 줄 모르고 호기롭게 신용카드 긁어 대는 는 분이 헌금할 때는 자기 밥 값만큼도 내지 못하는 것은 궁색한 것입니다.
알뜰함이란 더 풍성하고 더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욕심을 철저하게 통제하면서 자기 생활을 관리하는 것을 말합니다. 더 큰 집으로 이사를 가고 싶거나, 더 좋은 차를 사기 위해, 혹은 여행을 하기 위해 돈을 아끼고 저축하는 것은 알뜰한 것입니다.
반면에 검소함이란 돈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자기 분수를 알기 때문에 단순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삶을 살려고 하면 그렇게 살 수도 있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스스로 절제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검소한 사람입니다. 그런 점에서 검소함이란 믿음의 결단을 따라 살아가는 자세입니다. 알뜰함과 검소함은 사실상 똑 같이 절약하고 아끼는 삶으로 나타납니다. 그러나 실상 삶의 방향은 완전히 다릅니다.
알뜰하게 사는 분은 결국 자기를 위해 사는 것입니다. 미래의 더 큰 행복, 자신의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려는 욕심 때문에 참고 견디는 것입니다. 문제는 알뜰한 사람이 상당히 절제하는 삶을 살지만 사실은 여유가 없는 생활이 되기 쉽다는 것입니다. 돈을 아껴야 하고, 무엇이든 낭비하는 것을 스스로 용납할 수 없으니, 늘 빡빡한 삶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알뜰한 사람이 차갑고 인정머리 없는 사람이 되기 쉬운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알뜰하게 살기보다 검소하게 사는 것이 더 바람직하겠습니다. 검소함이란 하나님 앞에서 재물을 관리하는 자세입니다. 내 지갑 안에 있는 돈이라고 해서 다 내 것이 아니라 고백하는 것입니다. 다만 분수에 맞게 살면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나누는 몫을 점점 많아지게 하는 것입니다. 더 화려함, 더 풍요로운 삶을 목표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재물에 따르는 사명을 기억하면서 돈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 검소함입니다. 알뜰함을 넘어 검소하게 살아가는 제자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0
로그인 후 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