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욜로(Yolo)가 아닌 공동체로 박진문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욜로(Yolo)’라는 단어를 들어보셨습니까? “You Only Live Once(인생은 오직 한번 뿐이야)의 줄임말입니다. 즉, ‘한번 뿐인 인생’을 일컫는 말이 욜로입니다. 언뜻 들으면 한번뿐인 인생이니 주님을 위해 살아가자는 기독교적인 말로 들일 수 있지만 이 말은 사실 한 번사는 인생이니 후회 없도록 현재를 신나게 즐기자는 삶의 태도를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삶의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을 욜로족이라고 합니다. 남보다는 자신, 미래보다는 현재를 중시하기에 ‘소비 지향적’이며, ‘현실주의적’이며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특징을 담고 있습니다.
이 단어가 등장한 배경에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의 줄임말)’이 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3포, 5포를 넘어 7포, n포를 말할 정도로 구조적인 실패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젊은이들은 자신의 노력과 열정에 따른 결과를 성취하고 그에 따른 합당한 자리나 보상을 얻는 삶을 기대하면서 자신의 삶을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대신 지금 당장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취미생활, 자기계발 등에 돈을 아낌없이 씁니다.
이런 욜로족의 시대에 교회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자신의 쾌락과 향락을 위해 살지 마라.” “하나님께서 너를 이 땅에 두신 소명을 깨달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라”, “인내하며 참으면 반드시 하나님께서 너를 높여주실 것이다.” 이런 권면이 떠오릅니다. 물론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이 땅의 청년들과 젊은이들에게 꼭 들려줘야만 하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와 함께 ‘교회’가 해야 하는 역할이 있습니다.
그것은 공동체가 무엇인지를 경험케 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기쁨을 맛보게 해 주는 것입니다.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사라진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공동체입니다.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경주 최 부잣집 가훈처럼 옛날에는 부자라도 자기가 속한 공동체 안의 사람들은 돌봤습니다. 옛날에도 적자생존의 사회였지만 마을 공동체 같이 마음 둘 곳, 몸을 의지할 곳이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심각한 문제는 공동체의 상실입니다. 그리고 공동체의 상실로 말미암은 관계의 부재입니다. 어느 곳 하나 마음 둘 곳 없고, 더불어 살아가는 기쁨과 맛을 모르기에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더 개인적이 되어가고 욜로를 외칩니다.
교회가 그들에게 공동체가 되어 줄 수는 없을까요? 세상의 논리, 세상의 가치와는 다르게 작동되는 복음의 논리, 복음의 가치가 적용되는 공동체인 교회가 두 팔 벌려 퍽퍽하게 살아가는 그들을 안을 수는 없을까요? 언제든지 밥도 먹고, 서로 사는 이야기도하며, 내 교회, 내 지역의 사람들에게 등록 카드 대신에 살뜰한 시선과 손길을 내밀 수는 없을까요? 그래서 한 번 사는 인생,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관계의 회복을 교회가 경험시켜줄 수 있지 않을까요? 
어느 누구라도 품고 안고 한몸을 이루어가는 교회가 ‘의미’보다 ‘감각’을 ‘관계’보다 ‘개인’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욜로족과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그야말로 한 번 사는 인생 진짜 의미 있  살고 싶은 마음이 들고, 실재로 그런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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