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세상과 구별된 삶을 보여줍시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가나안 공동체의 독특한 것 중 하나가 레위지파입니다. 열두 지파 중 1/12이 레위지파입니다. 규모가 적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다른 모든 지파들에게 각기 살아갈 수 있는 기업/땅을 나누어주셨는데 레위지파에게는 아무 것도 주시지 않았습니다(신18:1-2). 다만 하나님이 그들의 기업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상당히 독특한 일입니다. 고대사회에서는 신과 교통하는 제사장은 상당한 지위와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고대사회의 힘은 주로 정치/군사적인 힘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경제적인 능력에서부터 나왔습니다. 부자가 아니고서는 힘을 갖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그래서 제사장들도 대개 부자들이었습니다(창47:20-21). 그런데 가나안 공동체에서 레위인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사장이나 레위인은 땅을 갖지 못했습니다. 토지를 기반으로 살아가는 농경 사회에서 땅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스스로 자기 삶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이 전혀 없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이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어야 할 제사장, 레위지파들을 빈손으로 만들어 버린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특히 하나님이 그들의 기업이라는 말이 무슨 뜻일까요? 땅이 힘이 아니라, 하나님이 힘이요 능력이라는 것입니다. 레위지파에게 땅을 주지 않으셨을 때 하나님은 하나님의 사람이라면 토지 때문에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때문에 산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싶으셨던 것입니다(신8:3). 요컨대 레위지파는 우리 인생을 붙드시고 우리 삶을 지탱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온 몸과 모든 삶을 통해 보여 주었습니다.
또 하나님이 레위지파를 온 땅에 흩어져 살게 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고대사회에서 한 집단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조직은 군대였습니다. 워낙 전쟁과 싸움이 많이 벌어졌지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가나안에 심으실 때 아예 군대조직을 만들지 않으셨습니다. 왕도 세우지 않았습니다. 왕은 나중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믿음을 다 잃어버리고 도저히 하나님만 믿고는 못살겠다 아우성을 칠 때 겨우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군대와 왕을 의지해서는 안된다고 누누이 말씀하셨습니다(신20:1).
하나님은 당시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군대조직, 왕을 세우지 않으시고, 대신 레위지파를 이스라엘 전역에 흩어져 살게 하셨습니다. 레위인의 중요한 사명은 하나님의 율법을 가르치면서 하나님을 예배하도록 돕는 일이었습니다. 요컨대 레위지파는 군대가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지켜 주신다,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를 살게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고대이방사회의 제사장들은 초자연적인 힘을 부릴 수 있다는 이유로 위세를 부렸습니다. 길흉을 말해 주면서 사람을 지배하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제사장과 레위 지파는 서서 섬기는 사람들이었습니다(신18:5). 재난을 피하고 복 받는 길을 가르쳐 준다고 하는 점쟁이와 달리 레위지파는 하나님의 율법을 가르치면서 세상과 구별되는 거룩하고 경건한 삶을 살도록 이끌었습니다. 요컨대 레위지파는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살도록 가르쳤을 뿐만 아니라 그 삶을 온 몸으로 보여주어야만 했던 것입니다. 오늘날 예수 믿는 우리가 레위사람인 것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세상과 구별된 삶을 온 몸으로 살아내며 보여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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