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감사는 공개적으로 하세요.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신명기를 비롯해서 구약의 율법을 읽어보면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 베풀어 주신 은혜에 대하여 감사를 드릴 때, 그 감사는 항상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기본적인 감사는 화목제를 드리는 예배로 드려졌습니다. 화목제의 특징은 그 제물이 하나님의 음식이 된다는 것과 드려진 제물을 제사 드리는 사람과 그들의 자녀들, 제사장과 레위인, 그리고 객과 고와와 과부들이 와서 함께 나눠 먹으며 잔치를 벌였다는 것입니다. 잔치자리에서 감사드리는 사람이 누구며, 어떤 감사제목이 있는지 드러났을 것이란 사실은 명확한 일입니다.
절기 감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땅에서 농사하여 토지소산의 맏물을 거두었다면 그것을 광주리에 담아 하나님이 정하신 예배처소로 나가야 했습니다. 절기 제사를 드릴 때 몇 가지 정해진 절차가 있습니다.
예배자는 먼저 제사장에게 나갑니다. 이 때 어떤 고백을 해야 할 지가 다 정해져 있었습니다(신26:3-10). 예배자가 그저 개인적으로 드리고 싶은 감사의 기도를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공식적으로 정해진 기도문이 있었습니다. 예배자는 제사장을 향해 내가 오늘날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 아뢰노라 말해야 합니다. 예배자가 섬기는 하나님은 제사장이 섬기는 하나님과 다른 분이 아니요, 특히 조상들에게 맹세하신 언약을 이루신 분이라, 고백해야 했습니다.
예배자는 그 옛날, 방랑하는 아람 사람으로 살았던 때와 애굽 생활을 상기하면서 애굽에서 하나님이 약속하신 대로 크고 강하고 번성한 민족이 되었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애굽의 고통 속에 탄식하며 기도했던 일과 하나님이 자신들을 구원하시려고 이루신 표적과 기사(8절), 마침내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9절)에 이른 것을 되새겼습니다. 그런 은혜의 결과로 자신이 토지소산을 얻었다는 것과 그 맏물을 가져 왔노라 말해야 했습니다(10절).
요컨대 그저 개인적인 감사 고백이 아니라 공동체적 은혜에 참여해서 그 은혜와 복을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였던 곳입니다. 감사를 드리는 사람은 개인적으로 감사 제물을 바치는 것으로 끝낼 수 없었습니다. 제사장 앞에서 공개적으로 신앙고백을 하면서 자신이 누군지, 하나님의 은혜와 복을 어떻게 누리고 있는지를 확인했던 것입니다.
이런 신앙고백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신앙은 개인의 것이요 하나님과 자신만의 관계요, 오직 자기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신앙은 주관적이거나 개인적인 것만 아닙니다. 올바른 신앙이란 공동체의 신앙고백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신앙고백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개인적인 신앙고백이 과연 언약의 하나님께 어울리는 것인지, 공동체적 신앙고백에 참여하고 있는 것인지를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마음으로만 감사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 예물을 드려야합니다. 은밀하게 무명으로 하나님께만 감사하기 보다는, 하나님이 행하신 일,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은혜를 공개적으로 고백하며 찬양하는 것이 올바른 방식입니다. 공개적인 감사, 공개적인 고백은 우리 믿음을 자라나게 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 다른 사람의 믿음을 성장케 하는 밑거름이 됩니다. 감사를 공개적으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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