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전주제자교회를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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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왜 이렇게 한 교회에 오래 머물러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리고 왜 어린이 사역만 하는지, 왜 서울로 올라가지 않고 지방에 있는지에 대해서도 물었습니다. 그럴 때 마다 저는 사역의 변화는 하나님의 때에 진행된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껏 사역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때가 되었나봅니다. 저는 2018년 6월 말까지만 사역하고, 다른 교회로 임지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니 2012년 2월부터 6년 4개월 동안 전주제자교회를 섬길 수 있었습니다. 올해 사역을 마무리 짓지도 못하고 떠나게 되어 송구스러운 마음뿐입니다. 하지만 지금이 가야할 하나님의 때인가 봅니다. 언제나 이별은 아쉽고, 또 오래 있었던 만큼 아쉬운 마음이 큰 것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희 가정에게 우리 전주제자교회는 참 감사하고 건강한 교회 공동체였다고 기억 될 것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섬기며 세상에 소망 주는 전주제자교회. 그 비전을 이루어가기 위해 노력하시는 담임 목사님과 여러 일꾼들을 통해서 교회 공동체가 어떠한 모습이 되어야 하는지를 배우는 시간이었습니다. 전주제자교회는 제 사역의 못자리판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 전도사로 시작해서 많은 동역자들과 함께 어린이 사역을 배웠고, 결혼하고, 딸들도 셋이나 낳고, 강도사가 되고, 목사가 되었습니다. 담임 목사님께서 어떻게든 저를 좋은 사역자로 다듬어 주시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도해주셔서 사역의 식견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교회를 가더라도 제 인생에서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들을 많이 만들고 갑니다. 사역하는 동안 너무 행복했고 많은 것들을 보고 배웠습니다. 동역해주신 분들의 이름을 적기엔 지면이 부족하여 적을 수 없겠지만 모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한분 한분께 개인적으로 감사인사를 드리지 못하고 가게 되어 송구할 따름입니다.

  어제 새벽 기도회 말씀을 준비하는 중에 본문이 모교회에서 떠나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강단에서 나누었던 말씀과 동일한 내용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네 평생에 너를 능히 대적할 자가 없으리니 내가 모세와 함께 있었던 것 같이 너와 함께 있을 것임이니라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하리니 강하고 담대하라 너는 내가 그들의 조상에게 맹세하여 그들에게 주리라 한 땅을 이 백성에게 차지하게 하리라.(수1:5~6)
7년 전 전주제자교회에 오는 것이 저에게는 큰 두려움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서게 되는 <사역자>라는 위치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막연한 두려움이 컸습니다. 그런 저에게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의 모습을 묵상하게 하셨습니다. 모세와 함께 했던 하나님께서 네가 어디로 가든지 함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떠나지도 버리지도 않으실 것이니 강하고 담대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께서 어제 저에게도 말씀하셨습니다. 7년 전의 두려움과는 조금 달라진 두려움이 저를 주저하게 할지라도 지금껏 함께하셨던 하나님께서도 앞으로도 저와 함께 하실 것이라는 새로운  위로와 힘을 주셨습니다.

  이제 여호수아와 같은 마음으로 새로운 환경으로 떠납니다. 지금껏 저를 사랑으로 보살펴주셨던 분들과 헤어지게 된다는 것이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아서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됩니다. 갑자기 떠나게 되어 제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수고하실 목사님들과 전도사님들, 안나 마을 성도님들, 제게 사랑 주셨던 모든 성도님들께 죄송한 마음입니다. 특별히 어린이 친구들에게 상처를 준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입니다. 아이들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혹시 제가 실수한 점이나 제게 상처를 받으신 분이 계시다면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저와 저의 가정이 잘 준비되어 주님의 몸 된 교회를 든든히 세워나가는 데 부족함이 없이 쓰임 받는 자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전주제자교회에 하나님의 은혜가 충만하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6월의 마지막 주에  박희열 박은영 하림 예림 효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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