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종교적 소비생활을 청산해야 합니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벌써 일 년의 마지막 달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도 언젠가는 마지막순간을 맞이할 때가 올 것입니다. 개인적 종말이 있고, 우주적 종말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종말은 죽음을 가리키는 것이요 우주적 종말이란 예수님이 다시 오시면서 처음 하늘과 처음 땅이 무너지고 새하늘 새땅이 열리는 때를 의미합니다. 요컨대 우주적 종말이란 세상 역사의 종말이며 천국이 열리는 순간입니다. 종말에 대하여 생각할 때 그 날, 그 순간이 또한 하나님이 세상을 심판하실 때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성경은 “한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다”고 말씀합니다(히9:27). 모든 사람이 다 그리스도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될 날이 옵니다(고후5:10). 그러므로 우리는 언제나 심판 받을 준비를 하며 살아야 합니다. 
온 세상을 창조하셨고 지금도 다스리시는 하나님은 개개인을 심판하실 뿐만 아니라 온 세상 모든 민족을 다 심판하실 것입니다. 요한계시록에서 인을 떼고 나팔소리가 울려 퍼진 후 심판의 대접을 쏟으실 때 최종적인 심판을 받는 것은 큰 성 바벨론입니다(계 18:1-3).
과거 하나님의 성전을 무너뜨리고 하나님의 백성을 흩어 버린 바벨론이 세상의 힘과 권세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등장하는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화려하고 풍요로운 삶, 쾌락과 즐거움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세상은 반드시 심판을 받고 무너질 것입니다. 연약한 이를 돌볼 줄 모른 채, 자기 행복, 자기 즐거움을 추구하며 사는 세상이 망한다는 사실을 오래전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 사건을 통해서도 분명하게 드러난 바 있습니다(겔16:49-50).
예수 믿는 사람이 자기 행복과 평안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심판 받을만한 일인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더 화려하고 더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삶이야말로 세상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 아니겠습니까?
오늘날 교회의 심각한 문제는 예수 믿는 사람들이 세상 사람들과 똑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어 하는 것처럼, 세상 사람들이 더 풍요롭고 더 윤택한 생활을 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세상 사람들이 더 즐겁고 더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하는 것처럼, 자식 잘 키워서 떵떵거리고 싶어 하는 것처럼 예수 믿는 사람들도 비슷한 꿈을 꾸며 살아갑니다. 그런 인생사는 것을 아주 당연하게 여깁니다.
먼저 하나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열정을 잃어 버렸습니다. 삶의 우선순위가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하나님나라를 위한 수고와 헌신에 따르는 희생을 부담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교회 안에 많이 있습니다. 교회를 복음과 그리스도를 위해 헌신하도록 자신을 무장하는 곳으로 여기지 않고, 도리어 교회 안에서 자신의 다양한 욕구를 채우려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교회를 발판으로 자신이 감당해야 할 사명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마치 자기 행복을 보장해 주는 곳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오늘날 교회가 고객을 만족시켜주어야 하는 어떤 상업기관처럼 되어 버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교회 안에 일종의 종교적 소비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내 백성아, 거기서 나와 그의 죄에 참여하지 말고 그가 받을 재앙들을 받지 말라”고 하십니다(계18:4). 종교적 소비생활을 넘어서 하나님께 응답할 수 있는 분별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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