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진실한 만남이 필요합니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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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기를 꾸미는 것에 익숙한 문화 속에 살고 있습니다. 어떡해서든 멋지게 보이려고 합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중심과 내면을 진실하게 열어두고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쉽게 평가하기 어려울 수 있겠습니다만, 겉모습을 치장하면서 자기 과시욕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 안에도 진실한 만남에 대한 욕구가 있다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겠습니다.
어떤 의미에서든 만남과 소통이 불가능한 삶은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오죽하면 가장 힘든 것이 독방생활이라고 하겠습니까? 아무도 불러 주는 이 없는 것, 만날 사람이 없는 외로움이 큰 고통이요 질병입니다. 자기 안에 있는 행복과 아픔, 기쁨과 슬픔을 어느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 마음의 병을 짊어지고 있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행복이란, 비록 서로 갈등하고 다툴 때가 있을지라도 함께 부대끼며 살아가는 진실한 만남이 이루어지는 관계 속에서 누릴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삶을 지탱하는 버팀목들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은 더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삶에 울타리가 되고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전통적인 가족관계가 급속하게 해체되고 있습니다. 평균 이혼율이 거의 절반에 육박한데다, 생활 처소나 직장의 잦은 변화 등으로 친구들이 흩어지고, 출산율 저하로 인해 사촌관계는 물론 형제/자매들까지 사라지는 추세에 있습니다. 어디를 가든지 혼자 밥 먹는 것이 어색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핸드폰이나 컴퓨터게임이 익숙한 젊은 세대는 오히려 다른 사람 없이 혼자 즐겁게 지내는 생활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생생한 관계 속에서 들볶이는 것보다 혼자 지내는 것을 더 편안해 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문제는 사람이 결코 홀로 완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람 안에 근원적인 목마름이 있습니다. 분주하고 정신없이 살면서, 또 온갖 육체의 향락에 젖어 살 때는 미처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사람은 지음 받은 존재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이 사람 안에 있습니다. 가끔씩 내가 누구인가? 나는 왜 사는가? 이러고 살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될 때, 근원적 목마름이 발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기 안에 근원적인 목마름이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합니다. 마귀가 우리를 속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화려함에 눈멀게 만듭니다.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꿈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속삭입니다. 꿈을 이루면 다 해결이 될 테니, 꿈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라고 우리를 부추깁니다. 결국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게 하고,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대로 살아가면서 자신 안에 갇히게 됩니다.
실상 근원적인 목마름은 관계의 문제입니다. 하나님과의 만남, 이웃과의 진실한 관계없이는 결코 채워질 수 없는 영적인 빈틈입니다. 누가 채워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셨습니다. 예수님이 죄인을 찾아오시는 것입니다. 나를 따르라고 부르십니다. 예수님 안에서만 근원적 목마름을 풀어내는 진실한 만남이 가능합니다. 하나님 품 안에서 안식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그 목마름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교회가 중요합니다. 사랑과 만남에 목마른 영혼을 품어 내는 예수님의 손길을 교회 안에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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