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관계가 중요합니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신앙생활을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멀리 떠났던 죄인들이 예수님의 피를 힘입어 죄용서받고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는 점에서, 또 우리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예수 이름을 믿고 의지함으로 하나님의 영광 앞에 언제든지 나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그것은 분명히 바른 말입니다.
그러나 신앙생활을 그저 하나님과의 관계로만 이해하는 것은 부족한 면이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하나님의 사람들은 반드시 신앙생활을 함께 하는 다른 성도들과도 관계를 맺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면에서 보자면 우리 영혼이 가장 행복하다고 느낄 때, 또 반대로 우리를 가장 마음 상하게 만드는 일도 대개 다른 성도들과의 관계 속에서 빚어집니다. 요컨대 신앙생활에서는 하나님과의 관계만큼이나 다른 성도들과의 관계도 중요하다고 말해야 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는 사실 별문제가 없습니다. 하나님은 변함없이 우리를 품어 주시고 사랑으로 이끌어 주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과의 관계는 그렇지 않습니다. 어느 누구도 변함없이, 다른 사람을 끝까지 품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없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는 우리의 감정, 태도, 기대와 소망에 따라 예측과 통제가 불가능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누구나 연약함을 짊어지고 있는 데다,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면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설령 좋은 사람들끼리라도 좋은 관계를 맺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은 신앙생활의 거의 사활이 걸려 있는 문제입니다. 다른 성도들과 돈독한 관계없이 영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100%불가능한 일입니다. 다른 성도들과의 관계가 피상적이거나 부실하다면 그만큼 하나님과의 관계도 부실하다고 봐야 합니다. 하나님과 돈독한 사람이 다른 성도들과 부실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도 불가능한 일입니다.
물론 돈독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항상 부드럽고 좋은 사이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것이 불가능할 때도 있습니다. 특히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하나님보다 세상이나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맺기 어렵습니다. 예수님은 바리새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사도바울이나 심지어 사랑의 사도라고 알려져 있는 사도요한이라도 모든 성도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는 못했습니다. 사도바울이나 사도요한의 권위도 인정하지 않고 불순종하며 대항하려는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교회 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 믿는 사람들은 다른 믿음의 동역자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려고 애를 써야 합니다.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자주 만나야 합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지는 법입니다. 비록 박해를 받는 순간에도 예수 믿는 사람들은 모이기를 힘썼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함께 모일 때 믿음이 자라고, 함께 모이는 만남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합니다. 모였을 때 사랑과 선행을 격려해야 합니다. 믿음으로 살도록 서로를 가르치고 응원하면서, 순종하며 헌신하는 삶을 칭찬해 주어야 합니다. 우리끼리 인정해주고 우리끼리 높여 주어야 합니다. 예수 믿는 사람은 만남, 관계를 통해서만 영적으로 소성하는 은혜를 누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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