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중학생, 기적을 부르는 나이 - 김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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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끝자락을 지나며, 이번 여름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중등부 교사로 섬긴 지 4년이 다 되어 가고 있는데, 이번 여름 수련회는 조금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중등부 아이들과 함께 ‘천사의 섬, 증도’에서 문준경 전도사님의 발자취를 따라 걸으며 느꼈던 은혜는 여전히 잔잔한 감동으로 남아 있습니다. 비단, 문준경 전도사님이 일 년에 아홉 켤레의 고무신이 닮도록 전남 신안군의 섬들을 두루 다니며 복음을 전했고, 결국엔 공산당의 총에 맞아 순교했다는 사실 때문만은 아닙니다. 우리 중등부 아이들이 마치 2박 3일간의 짧은 선교 여행길에 오른 순례자들처럼, 순교자의 삶을 묵상하고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하나님 앞에서 결단하는 아름다운 장면들을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참으로 저와 여러 중등부 교사들에게 큰 위로와 격려가 되었습니다. 지난 1학기를 보내며 장결자가 생겨나고 또 아이들이 예배에 잘 집중하지 않거나 눈에 띄는 변화가 없는 것처럼 생각될 때면, 영혼을 책임지는 교사로서 한계를 느끼며 위축되고 낙심하였습니다. 공과 공부가 시작되기가 무섭게 언제 끝나느냐는 귀여운 항의를 받기라도 하는 날엔, 으레 ‘요즘 아이들이 성경공부와 같은 영적인 일에 흥미를 못 느끼는 게 당연하지, 핸드폰만 열면 유튜브와 웹툰, 게임에 아이들 마음을 사로잡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하는 생각으로 이해와 인정 그리고 교묘한 타협의 그 어디쯤에서 아이들의 믿음을 재단하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제 눈 속에 있는 들보를 빼내시고, 다시 중등부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한 ‘영혼’으로 보게 하셨습니다. 아이들 안에 영적인 목마름이 얼마나 갈급한 지를 보게 하셨고, 실은 우리 아이들도 기도도 많이 하고 싶고 하나님 말씀대로 살고 싶어하는 영적인 열망이 가득한 영혼들이란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하셨습니다. 멍 때리고 있는 것 같지만 중요한 말씀은 다 들었고, 소리 내어 찬양하는 게 쑥스러워 입은 크게 벌리지 못하지만 마음 속에 하나님 사랑이 가득한 아이들, 청소년 저들만의 방식과 몸짓으로 하나님을 만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아직 무르익지 않았고 만개할 시기가 조금씩 다른 꽃들인데, 내 자녀만 믿음이 성장하지 않고 혹은 믿음이 없는 것 같아 저처럼 답답해하는 성도님들이 혹 있으실까요. 책의 제목을 인용하긴 했지만, 중학생은 ‘기적을 부르는 시기’라고 합니다. 아이들의 몸과 마음, 더불어 영혼까지 폭풍 성장하는 제2의 기회인 것이지요. 이번 여름 우리 중등부 아이들의 뜨거웠던 고백처럼, 부디 모든 차세대들이 이번 가을 하나님 앞에서 기적같이 성숙해 가길 기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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