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좋은 믿음 vs. 거친 행동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본문

안식년 여행을 하는 중에 스위스 산골짜기에서 메노나이트교단에 속한 가정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메노나이트란, 16세기 종교개혁 당시 개인의 신앙고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유아세례를 거부하고, 보다 급진적인 변화를 추구했다는 이유로 카톨릭 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개혁자들로부터도 공격을 받았던 재세례파의 한 갈래입니다. 여기저기서 큰 박해를 받았기 때문에 고향을 떠나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오늘날 메노나이트는 공동체 운동의 뿌리로, 또 평화신학의 발전과 전파 과정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메노나이트교단에서 여행하는 형제자매들을 위해 집을 개방해 줄 수 있는 동역자들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는데, 제가 방문한 가정은 그 네트워크에 등록되어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구선교사님이 저를 위해 숙소를 마련하는 과정에 그 가정과 연락이 되어 2박 3일간 묵게 된 것입니다.
연세가 적지 않고 건강관리가 필요한 분들이었지만 믿음의 동역자들을 위해 기꺼이 집을 열어 놓고, 단순히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라는 이유로 먹이고 재워주는 헌신적인 적인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그 분들은 구약성경에서, 또 우리가 최근에 묵상했던 요한삼서 말씀이 강조하는 나그네와 형제 사랑에 대한 표본과도 같았습니다. 박해 받던 조상들의 후손으로 태어나 스위스 산골짜기 깊은 곳에 살면서 신앙을 이어받고, 또 스스로 믿음으로 살면서 그 믿음을 후대에 전수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게 보이기도 했지만, 믿음의 거인이요 하나님이 숨겨두신 남은 자가 이런 분들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귀한 삶을 사는 분들이었습니다.
이번 주에 태국 목회자 3가정이 2박 3일간 우리 교회를 다녀갔습니다. 잘 대접해 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에 방문했던 목사님 사모님 중에 한 분이 이런 고백을 했습니다. 어느 성도가 사모님은 예쁘게 단장해야 한다고 화장품을 가져다주더랍니다. 그 화장품을 사용했더니 피부에 알러지가 생겨서 사용 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자 사모님은 화장품을 가져다주어도 쓰지 않는다고 투덜거리더라는 것입니다. 성도들이 옷을 예쁘게 입으면 사모님이 외모만 치장한다고 수근거리고, 아무거나 입고 다니면 초라하게 보인다고 불평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목회자가 사람의 이런 말과 저런 평가에는 귀 기울일 필요가 없고 하나님의 음성에만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교회나 태국교회가 다를 바가 없다고 했습니다. 한국이든 태국이든 어디나 모든 사람들이 다 죄인이요 복음과 은혜가 필요하며, 한국이든 태국이든 어느 교회나 새롭게 하시고 자라나게 하시는 성령의 도우심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좋은 믿음과 헌신으로 주님을 기쁘시게 할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을 붙들어 주는 성도가 있는가하면 거친 말과 행동으로 다른 성도를 괴롭게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좋은 믿음과 선한 섬김으로 성도와 교회를 감동시키는 하나님의 사람을 고대합니다.
0
로그인 후 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