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숨어 있는 보배 같은 일꾼들을 축복합니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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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드러내고 과시하는 것을 좋아하는 시대입니다. 언제든지 앞에 나서서, 사람들의 박수갈채 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군가 자신을 알아주지 않으면 무시당했다고 생각하거나 스스로 비참하게 여깁니다. 각종 SNS상에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주목하고 관심 가져 주는 것을 삶의 가장 중요한 의미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교회는 그렇지 않습니다. 교회 안에서 자신을 드러내기 좋아하거나 주목 받기 원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교회가 병이 듭니다. 교회의 능력과 힘은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을지라도 묵묵히 주님 바라보면서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는 사람들로부터 나옵니다. 드러나는 보석이 아니라 숨어 있는 보배 같은 사람들을 통해 교회가 아름답게 자라가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 안에도 이처럼 숨어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우리 교회는 건물과 시설을 관리하는 유급직원이 따로 없습니다. 예배당 규모가 작지 않고 목사가 할 줄 아는 것이 아무 것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사역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는 몇몇 집사님들이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늘 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루 종일 직장에서 일한 후에, 지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예배당에 달려 와서 두세 시간씩 일하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분이 있습니다. 시간이 되는 날이면 종일 예배당에 머물면서 여기저기 고장 나고 부서진 것을 고쳐 내는 분입니다. 예배당 설비에 무슨 문제라도 있으면 모든 사람들의 하소연을 다 받아 내면서 묵묵히 섬깁니다. 예배당을 비롯해서 건물 천정 속을 기어 다니면서 전선과 각종 배선을 관리하는 분도 있습니다. 힘들고 험한 일을 얼마나 즐겁게 감당하시는지 모릅니다. 
화장실 휴지를 비롯해서 여기저기 정수기, 커피 자판기 등 매주 청소와 정비가 필요한 곳을 도맡아 챙기는 분이 있습니다. 목요일이나 금요일, 어떤 때는 밤늦게라도 예배당에 와서 화장실 칸칸마다 휴지 채워 넣고, 커피 자판기를 손보고, 정수기 컵을 보충하는 분이 있습니다. 아마 그 분이 수년 째 표시나지 않게 그런 봉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분들이 더 많을 것입니다. 새벽마다 교회 화장실을 청소하거나 아침마다 마당을 쓸고, 여기저기 화단에 난 잡초를 뽑아내면서 예배당 환경을 관리하는 분이 있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시간에 섬기는 것입니다. 교회 주방을 쓸고 닦으면서 모임을 위해 필요한 음식을 장만할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교회 안에는 긴급하게 사람들 돌봐야 할 일들이 자주 발생하는데 그 때마다 전화만 하면 열일을 제쳐두고 달려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동네 아이들에게 전도하기 위해 늘 시간과 돈을 들이며 일하는 분들도 있고 때마다 일마다 예배당을 지키면서 기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누가 어렵다 힘들다하면, 말없이 챙겨주고 반찬 가져다주면서 위로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복잡한 교회 재정을 아무 말 없이 관리하면서 장부정리하고 필요한 부분을 다 채워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런 분들이 교회를 세우는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 때문에 교회가 힘을 얻습니다. 연말 내년 사역을 위해 봉사사역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새로운 섬김의 자리에 누가 설 것인지 기대하면서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섬겨 주시는 한 분, 한 분을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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