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박용태목사)

본문

요한복음 21장을 보면, 이미 예루살렘 근처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던 제자들이 디베랴호수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다시 만나고 있습니다. 마가복음에 보면,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과 갈릴리에서의 만남을 약속하시는 장면이 있습니다(막 4:28, 16:7). 그런데 누가복음에서는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눅24:49, 행1:4).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라고 하셨지만 부득이 갈릴리에서 제자들을 만나셔야 할 어떤 형편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요한복음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자면 갈릴리에서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만남이 결과적으로는 좋았지만 바람직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예수님이 원하셨던 일도 아니었고(?), 제자들 역시 떳떳한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마 예루살렘의 분위기가 너무 적대적이었기 때문에 제자들이 계속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기가 어려웠을 수도 있습니다. 십자가 이후로 예수님이 함께 계시지 않은 셈이었기 때문에 제자들로서는 계속 묵으면서 지낼만한 곳이 마땅치 않았거나, 어쩌면 지극히 현실적인, 먹고 사는 문제에 부딪혔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건 제자들은 예루살렘에서 갈릴리로 돌아왔고, 그렇게 갈릴리 호수에서 고기 잡고 있던 제자들을 부활하신 예수님이 찾아오셨습니다.
그런데 하나하나의 장면이 상당히 익숙합니다. 밤새 고기를 하나도 잡지 못한 제자들에게 그물을 배 오른 편에 던지라고 하시고, 그 말씀대로 했더니 그물을 들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고기를 잡게 된 일이나, ‘와서 조반을 먹으라’ 숯불을 피우고 초대하신 자리에서 떡과 생선을 나누어 주시는 일 등, 모든 상황과 장면이 언젠가 처음 예수님을 만났을 때, 또는 예수님과 더불어 지낼 때 경험했던 일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장면입니다. 그처럼 과거를 추억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 분위기를 만드신 예수님께서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질문하셨습니다. 비록 베드로에게 던진 질문이었지만, 사실 모든 제자들이 답하지 않으면 안 될 질문입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한 바 있었던 베드로에게 세 차례나 연거푸 같은 질문을 하신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지난주일, 부활절을 지냈습니다. 부활절 이후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현실적인 삶의 조건이나 모양은 다를 바가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 삶은 여전히 팍팍하고 돌파구가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그대로 일상으로 돌아와서 일상의 삶을 살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떻든 우리 모두가 예수님의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나의 계명을 지키는 자라야 나를 사랑하는 자니 나를 사랑하는 자는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요
나도 그를 사랑하여 그에게 나를 나타내리라(요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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