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영원을 바라봅시다.(박용태목사)

본문

시력(視力)과 시야(視野)는 다릅니다. 시력은 문자 그대로 눈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면, 시야는 어떤 사물을 관찰할 수 있는 범위, 생각이 미치는 범위를 뜻합니다. 시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시야가 좁을 수 있고, 시력이 좋지 않을지라도 시야가 넓을 수 있습니다. 골목 축구하는 아이들은 공이 자기 발에 굴러 올 때 뛰어간다면, 역량 있는 프로선수들은 공이 자기 앞에 다가오기 전에, 경기의 흐름이나 운동장에 흩어져 있는 다른 선수들의 위치, 역량 등을 가늠하면서 자기가 달려가야 할 방향을 정한다고 합니다. 경기 전체를 파악하는 시야가 넓은 것입니다. 뛰어난 바둑선수들은 몇 수 앞을 내다본다는 말도 들어 본 적이 있습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이 시야를 좀 넓혀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 끄듯이 인생을 닥치는 대로 허겁지겁 살아갈 것이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걱정에 매어 다른 사람들의 요구에 장단 맞추며 살아갈 것도 아닙니다. 세상의 유행과 흐름은 금방 변합니다. 이런 저런 유행 따라 살려고 하면 분주하기는 하지만, 영혼의 깊이를 더해 가기 어렵고, 영적으로 성숙하기는 더 어려울 것입니다.
비록 타락한 세상에 살면서, 여기 저기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을 볼 때도 있지만 여전히 세상 가운데 하나님이 일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조리한 일이 벌어지는 현실 속에서는 하나님, 더욱이 선하시고 자비하신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고 고백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울 왕이 놉 제사장 85명과 그 모든 일가족을 다 진멸했을 때도, 심지어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셨던 그 순간에도 하나님이 살아계셨고, 여전히 역사 안에서 일하고 계셨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마음, 하나님의 생각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지금 우리 삶의 현실이 전부가 아니라, 결국 우리가 영원한 새 하늘 새 땅의 영광 가운데로 초대받은 사람인 것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롬8:17-18). 비록 고달픈 현실을 허덕이며 살아가는 순간에도 장차 우리가 누릴 영원한 생명을 소망하며 버티는 법을 배워야 하겠습니다. 요컨대 우리는 영원에 잇대어 살아가는 사람인 것입니다.
우리 삶에 우리가 예측 불가능한, 우리의 지성적 능력으로 헤아릴 수 없는 영역이 있는 줄 알아야 합니다(전7:14). 겸손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과 시간을 넘어서, 영원한 내세가 있는 줄 알아야 합니다. 예수 믿는 사람이 내세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린다면 우리가 얼마나 불쌍한 사람이 되겠습니까?(고전15:19). 모쪼록 자비하신 하나님께서 우리 눈을 열어서 영원한 영광, 영원한 내세를 바라보며 살아갈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주시기만 빕니다.  (박용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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