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선교도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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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오래된 80년대 이야기입니다만 어느 교회에서 필리핀으로 선교사를 파송했습니다. 얼마 뒤에 선교사가 말을 타다 떨어져서 발목을 다쳤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파송교회 안에서는 기껏 선교사로 보냈더니, 외국에서 말 타고 놀다가 떨어졌다고 비난하는 말이 돌았습니다. 나중에 자초지종을 알고 보니, 필리핀에는 그 때까지도(아직도) 밀림 속에 사는 원주민들이 있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려면 산 속 깊은 곳까지 찾아가야 하는데, 도로도 없고 자동차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 말을 타고 가야만 했다는 것입니다. 말 타다 떨어진 선교사를 비난했던 파송교회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승마와, 깊은 밀림을 뚫고 다녀야 하는 선교지 상황에서 말을 타는 것이 전혀 다른 의미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선교사를 파송한 후에 현지를 가 본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선교사를 파송하기는 했지만 선교사가 어떤 형편에서 살고 있는지, 어떻게 사역하는 지 아는 사람이 없었던 것입니다.
선교사님들의 삶을 이해하고 선교사님들의 사역을 효과적으로 도우려면 선교 헌신자들이나 교회의 지도자들이 선교지를 방문해서 선교사님들의 형편을 실제로 들여다보고 경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과거와 달리 선교지 방문이 어렵지 않습니다. 약간의 재정과 시간만 투자하면 선교지 체험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직접 방문하면서 사용하는 재정을 그냥 선교지로 보내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 아니겠느냐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돈만 보내고, 사람이 오지 않는 것은 마치 선교를 돈으로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습니다. 재정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통해 누리는 은혜를 어떻게 돈에 비할 수 있겠습니까?
선교지를 방문하면 선교사님들이 느끼는 외로움을 덜어 줄 수 있습니다. 선교사님들이 경험하는 가장 큰 두려움이 ‘잊혀진 선교사가 되는 것’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기도 속에 기억되는 선교사가 되는 것은 당연히 고마운 일이지만, 누군가 관심을 가지고 찾아주는 선교사가 된다는 것은 선교사님들의 입장에서 더 큰 행복과 기쁨이 되는 것입니다.
어느 교회에서 설날이나 추석 연휴가 되면 몇몇 사람들이나 두 세 가정이 팀을 이루어서, 선교지를 방문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선교지에서 특별한 사역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선교지를 찾아가서, 그 곳에서 일하는 선교사와 주변 선교사들을 초청해서 근사한 식당에서 밥 사먹고, 선교사들의 기도제목을 듣고 같이 기도하면서 놀아 주는 것입니다. 선교지를 방문할 때 선교사님 가족들을 위해 마음과 정성을 담은 선물을 마련해 갔기 때문에 더 감동적인 여행이 되었다고 합니다. 요즘은 명절 연휴를 이용해서 해외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많은데, 연휴를 이용해서 선교사님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일석이조라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에 고등부를 중심으로 28명이 라오스를 방문해서 사역하고 왔습니다. 라오스를 방문해서 선교사님을 만나고, 선교지에서 이런 저런 사역을 경험한 분들은 ‘라오스 선교’에 대하여, 그렇지 못한 분들과 비교하면 전혀 다른 수준의 기도, 전혀 다른 차원의 섬김을 위한 준비를 갖춘 셈이 됩니다. 앞으로는 아마 라오스에 대한 뉴스만 들어도 라오스에 대한 선교적 열정이 되살아 날 것입니다.
선교사를 위해 기도하고 후원하며 섬기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선교지를 직접 방문하게 되면 선교사를 돕고 후원하는 사역에 새로운 숨결을 덧입히게 됩니다. 선교에 대해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도 선교지를 한번 찾아 가 보세요. 선교가 왜 중요한지, 어떻게 돕고 협력하며 동역할 수 있을지를 현장에서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선교지를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그 은혜의 순간을 놓치지 마세요. 선교!!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입니다.                                                                        (박용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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