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분주하게만 지내지 마세요. 같이 노시게요.

본문

예수님께서 분주한 사역을 하시면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잠깐 쉬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으십니다(막6:31). 예수님의 제자들이 너무 많은 사람들을 돕고 섬기다보니 음식 먹을 겨를도 없을 만큼 바쁘게 생활해야 하는 형편이었기 때문입니다.
정신없이 분주하게 살아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해야 할 일이 유독 많아서일 수도 있겠지만, ‘백수가 과로사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현대인들의 생활 방식이라는 것이 가만히 있는 것을 견디지 못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항상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사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설령 아무 해야 할 일이 없는 시간이라 할지라도 무엇인가를 보고 들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 손에 쥐고 있는 전자기기가 그만큼 발달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국 하늘을 바라보며 하나님을 생각하거나,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면서 자신이 어디를 향해서 달려가고 있는지를 반성할 겨를조차 없이 달려가고 있는 셈입니다.
조용히 묵상하는 것이 어색할 정도로 바쁘게 사는 분들이 있습니다. 도대체 어디를 향해서 가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주변에 같은 방향으로 뛰어가는 사람이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남들이 달려가는 쪽으로 함께 뛰어간다고 해서 인생의 바른 방향을 걷고 있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한참 달리다가도 멈추어 서서 한 숨 돌릴만한 여유가 필요합니다. 요즘 묵상하는 민수기를 보면 매일 아침저녁, 매 안식일마다, 그리고 한 달의 삶을 시작하는 초하루마다 멈추어 서서 하나님을 생각하며 예배하라고 합니다. 정기적으로, 주기적으로, 반복적으로 멈추어 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분주한 삶에 브레이크를 거시는 분이 하나님이신 줄 알아야 합니다.
가끔 쉬고 노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혼자 놀 수도 있지만 함께 노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현대인들이 가장 크게 공감하는 단어가 ‘외로움’이라고 합니다. 외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외로움’을 잊어버릴 수 있게 해 주는 방법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입니다. 등산, 쇼핑, 운동, 영화, 음악, 게임, 넷플릭스, 유튜브 등 혼자 시간을 보내려고 하면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혼자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 내면이 메말라가는 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함께 살도록 지으셨습니다. 함께 대화하고 함께 일하고 함께 노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는 토요일, 수년 만에 전교인 소풍을 가려고 합니다. 함께 쉬고 먹으면서, 노래하고 걷고 놀면서 잔치를 벌여 보면 좋겠습니다. 더구나 우리는 예배당이 좁아서 1, 2, 3부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같은 교회에서 신앙생활 하지만 서로 얼굴도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잔칫날 같이 모여 놀면서 얼굴을 익히고, 주 안에서 형제 자매된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분주한 일 내려놓고 같이 한 번 놀아보시게요. 실컷 쉬고 마음껏 웃다보면 영혼의 소성함, 천국의 즐거움을 미리 맛보는 시간 될 수도 있습니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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