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칼럼

MK를 잘 품을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본문

선교사 자녀(MK)들은 부모를 따라 선교지로 나갔거나, 선교지에서 태어나서 자란 아이들입니다. 과거에는 어린이들이 많았지만 요즘 청년, 청소년 MK들이 더 많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선교사들의 평균연령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청소년, 청년 MK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그들이 더 이상 어디서나 부모만 함께 있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고, 그저 부모 품에서 해맑게 뛰어노는 아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청소년, 청년 MK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하여 고민하며, 자신의 미래, 혹은 신앙의 가치에 대하여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MK와 잠깐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고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MK가 자기 고향이 어딘지 선뜻 말하지 못하고, “내 고향이 어딜까?” 주춤거렸습니다. 태어난 곳인지, 자라난 곳인지, 한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생활한 곳인지 등등 고향의 의미가 무엇일지 한참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 중 어느 곳도 고향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어느 MK 사역자가 MK들과의 모임 후에 MK들의 애환을 나열한 것을 읽어 본 적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쭉 한국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한국에 오게 되니 사람들과 생각이 다르고 내가 정말 한국 사람이 맞는지 내 정체성에 대해 많이 흔들렸다.”, “김치를  싫어하지만 김치를 먹지 않으면 한국 사람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말을 듣고 김치를 먹기 시작했다”, “영어와 스페인어를 섞어서 대화하다가 한국말로 마무리 한다”,
“선교지에서 신고 다니던 슬리퍼를 신고 한국교회에 갔다가 교회 어른들께 야단맞았다”, “한국에 여유를 가지고 살 집이 없다는 게 어려웠다”, “부모님이 후원교회를 찾아갈 때, 돈을 얻으러 간다는 느낌 때문에 함께 가고 싶지 않았다”, “한국과 선교지 나라가 스포츠 경기를 할 때 어느 편을 응원해야 될지 갈등 된다.” “한국 들어오기 전에 제일 큰 소원은 한국 사람이랑 같이 지내고 공감하는 거였지만, 정작 한국에 들어와 보니 그렇지 않았다. 외국인이고 이방인처럼 느껴져서 힘들었다.”, “한국 사람들과 같이 지내면서 부족하고 바보 같은 모습으로 느껴질 때 자신이 싫고 밉기도 했다”. 등등
MK들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선교지에서 자라면서 많은 은혜를 누리기도 했겠지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을 알고 무조건적인 은혜와 한없는 긍휼을 경험해야 할 성장기에, 불신자들과 미성숙한 사람들로 둘러싸인 선교지에서 과도한 부담감을 짊어지고 자라나면서 그 무게에 짓눌려버린 MK들도 있습니다.
교회가 파송한 선교사들을 격려하고 후원할 뿐만 아니라, MK들을 돌보고 위로하며 격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 자녀들이 얼마나 귀합니까? 자녀들의 몸과 마음이 상하거나, 자녀들이 우울하면 부모들이 얼마나 힘이 듭니까? 마찬가지로 MK들을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우리 교회가 이번 여름 MK들을 만나고, 교제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무조건적인 사랑, 풍성한 긍휼로 MK들을 품고 섬기면서, 하나님의 사랑과 말씀의 능력이 그들을 어떻게 소성케 하는 지 볼 수 있는 복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박용태목사(전주제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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