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참는 사랑으로 사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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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작가 중에 "강아지똥"의 저자인 권정생이라는 동화작가가 있습니다. 권정생 선생님의 전기를 보면 겨울이면 생쥐들이 선생님의 문간방으로 들어왔다고 합다. 얇은 창호지 문이라 손가락으로 뚫으면 그만이었고, 추위를 피해 들어온 생쥐들은 선생님 발가락을 깨물거나 겨드랑이 속으로 파고들기도 했다고요. 처음엔 귀찮고 놀랐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선생님은 아랫목에 먹을 것을 두고 생쥐들을 기다리셨답니다. 오래 참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같이 있게 된 것입니다.
 사랑은 오래 참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어쩌면 오래 참는 사랑은 처음부터 대단한 결심으로 시작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권정생 선생님처럼, 처음엔 귀찮고 힘들다가 어느 날 보니 기다리고 있는 것. 그것이 사랑인지도 모릅니다. 사랑은 이를 악물고 버티는 것이 아니라 곁에 있다 보니 어느새 정이 든 것입니다. 그 정이 쌓이는 자리가 바로 사랑이 사는 자리입니다.
 우리 곁에도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처음엔 어렵고 불편했던 사람. 그런데 함께 지내다 보니 없으면 허전한 사람. 그것이 사랑이 시작되는 자리입니다. 화려하지 않고, 선언하지 않고, 그저 옆에 있어 주는 것. 조나단 에드워즈는 사랑이 없으면 모든 것이 텅 빈 것이라 했습니다. 맞습니다. 텅 빈 문간방에 생쥐 한 마리가 들어왔을 때, 선생님은 문을 닫지 않으셨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빌뱅이 언덕 흙집에서 선생님은 평생 혼자 사셨습니다. 그러나 외롭지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생쥐도 있었고, 개구리도 있었고, 해질 무렵 언덕 위 노을도 있었으니까요. 오늘 우리 곁에 있는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그 사람, 그 관계를 조금만 더 오래 바라봐 주시면 어떨까요. 그것이 오래 참는 사랑의 시작입니다.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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