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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단기선교를 다녀와서 / 고1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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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단기선교를 다녀와서 / 고1 이수진
안녕하세요, 저는 필리핀 단기선교를 갔다 온 고등부 1학년 이수진입니다. 처음에 허은영 선교사님께서 중등부 2~3학년 학생들을 데리고 필리핀 민도로 섬으로 단기선교를 가신다고 말씀하셨을 때 저는 귀가 솔깃했습니다. 당시 중등부 3학년이었던 저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갔던 스리랑카 의료선교활동이 생각났기 때문이였습니다. 스리랑카에서의 기억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저는 흔쾌히 가겠다며 안 가고 싶어하는 친구들을 설득하면서까지 가고 싶어하였습니다. 하지만 필리핀을 가기 위한 준비과정에서 많은 내적 갈등이 있었고, 힘든 학원 일정을 보니 갑자기 필리핀 단기선교가 가기 싫어졌습니다. 그래도 제 옆에서 제 마음을 잡아준 친구들과 동생들이 있었기에 웃으면서 떠날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하나님의 은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장래희망도 의료 쪽인지라 의료 사역에 역할을 받은 저는 ‘내가 과연 의료 사역을 잘 도울 수 있을까’라는 불안한 마음과 ‘고통에 시달리는 필리핀 사람들을 얼른 도우고 싶다’는 설렘을 안고 비행기에 올라탔습니다. 비행 후 배와 지프니를 통해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피곤한 마음도 들었지만 첫날부터 사역을 시작하기 위해 근처 교회로 가 보니 정말 많은 사람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모였습니다. 이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 오래 기다린 것을 생각하니 마음 한 켠이 찡해왔습니다. 또, 3일간 5번의 의료활동을 통해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한 산족 사람들을 보면서 정말 마음이 아파와 주님께 이 사람들을 불쌍히 여겨달라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위대함을 깨닫고 내가 그동안 나약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잘난 줄 알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을 뼈 저리게 깨달은 날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사역 날이었습니다. 정말 오지에 있던 사역지라 너무 더웠고, 또 모두가 힘들어했습니다. 식사 시간이 되자 모두의 표정이 찌푸려질 만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반찬에 있던 정어리 같이 고등어를 소금 간해서 말린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손으로 먹어야 되었어서 다들 못 먹겠다고 하였습니다. 결국, 꾸역꾸역 억지로 먹고 나서 우린 식사를 끝낸 후 산족 분들이 우리가 남긴 음식을 허겁지겁 먹는 것을 보았습니다. 순간, ‘이분들은 밥도 없어서 못 드시는데 우리가 이 분들을 도와주진 않고 우린 불평을 하고 이들을 방관만 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하나님께 그동안 편식을 하고 싫어하는 반찬이 나왔을 때 불평을 했던 제 자신을 회개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약국 역할을 맡았었는데 통역 분의 도움을 받아 현지 말인 따갈로그 어로 약을 직접 설명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현지 분들이 굉장히 귀여워하고 예쁘게 바라봐 주시는 모습을 보고 뿌듯했습니다.
그렇게 의료 사역을 끝내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는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바다에 나가 놀기도 하고, 스노클링도 하며, 말도 타는 시간을 통해 하나님의 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평탄했었을 것 같았던 필리핀에서의 추억에 갈등이 일어났었습니다. 지내고 있던 숙소의 단수 현상으로 인해 같은 방 친구와 갈등이 살짝 있었는데, 그 이후에 듣는 모든 말씀이 상황과 너무 잘 들어맞아서 깜짝 놀랐습니다. 결국 사흘 후 허은영 선교사님을 통해 풀긴 풀었지만 공동체 생활이 중요한 것과 하나님의 위대하심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이번 필리핀 단기 선교는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어느 누가 온몸이 쫄딱 젖은 날 단수 현상을 겪어보고 그 덕에 샤워를 1~3분 만에 해 보고 하나님의 큰 은혜를 누려볼 수 있을까요.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합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합니다.
 
 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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